공양주로 일하던
어미의 소원은
이팝꽃처럼 솔솔
갓 지어낸 밥 한 공기
내 새끼 뱃속에 담아
배불리는 것이었다
부처님 공양하고
남은 밥 찐 도시락
어느 날 삭아버려
축 늘어진 이팝꽃
자식은 밥을 버리며
철없이 투덜댔다
30년 뒤 절 마당
지어주고 싶었지
버려진 이팝꽃은
노모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뜨겁게
피어나고 있었다
* 2017. 5. 20. H백일장(글제: 이팝꽃이 피면), 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