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번째 봄을 맞는 아가에게

  

진아! 나무에서 내리던 연분홍빛 눈송이도 사르르 물러나고, 이제 진한 분홍으로 펼쳐진 봄이구나. 상해의 봄은 어떤 느낌일까?

팔목 치료차 귀국했던 작년 11, 6년 만에 한국의 가을을 보게 되었다며 들뜬 표정으로 말했던 너를 기억한다. 새삼 깨달았다. 열다섯 살 이후, 네 기억 속 한국의 계절은 뜨거움과 차가움뿐이었구나 하고.

꽃무늬 모자 쓰고 아장아장 걷던 너의 봄이 아직도 선하다. 함께 할 때에는 오래오래 계속 될 줄 알았는데, 같은 공간에서 온 계절을 보낼 시간은 이제 오지 않을 거더라.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면 지금처럼 다른 공간에서 봄을 맞이하겠지. 벚꽃 흩날리는 길을 좀 더 함께 걷고, 향기로운 대화도 많이 나눌 걸. 엄마의 봄에는 늘 한 사람이 비어있구나.

22번째 봄을 맞는 나의 아가! 너의 봄이 언제나 따뜻하기를, 향기로운 누군가 곁에 있어 삶과 사랑과 꿈에 대하여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엄마는 이제 너와의 소중한 여름을 꿈꾸려 한다. 아프지 말고, 늘 봄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2017. 4. 30.

 

엄마

 

 

* 2017. 5. D편지쓰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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