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한 느낌. . . 사랑이라 하기에는 매달린 삶이 슬프고 깊다. '어머니와 나의 세상은 무서운 게 아니라 무거운 것이었다.'(p186) 김려령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양가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유머러스하게 가벼우면서도, 직선으로 파고드는 무거움이 있고,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보편적인 느낌을 안겨 준다. 간결하게 넘어가는 행간에 기나긴 침묵의 시간이 숨어있다. 그래서, 단숨에 읽히는 책이면서도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는 한동안 멍한 여운이 남는다. '너를 봤어'. . . 누군가를 본다는 건, 보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건, 단순한 외형부터 내면의 깊이까지 아우를 수 있음이니 참 깊고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말이다. 글을 읽을 때마다, 글이 담고 있는 무게가 느껴질 때마다, 내 안에서 나오는 글이 조심스러워진다. 요즘 함부로 글을 쓰지 못하는,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 . . 나는 나의 글에. . . 무엇을 담고 싶은 것일까.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