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아이가 신호등 앞에서
시선을 벗어난 양 춤을 춘다.
수요일 오전, 체육복을 입은 채
시간과 공간을 불쑥 찢고 나와
무작정 학교 밖을 향해 내달렸을까.
목적지를 잃은 걸음이 잠시
신호등 앞에서 쉼표로 머무는 동안
아픈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벗어난 듯
파르르 앙상한 손끝이 출렁인다.
경계 모호한 노란불을 닮은 걸음이
위태위태한 삶의 거리로 이어지기까지
숨 차오르는 일상 속 서툰 심장은
초록과 빨간불 사이를 허덕이며
무수한 깜빡임을 반복했으리라.
불현듯 심장에 작은 신호등이 켜진 날
날아드는 유성의 자유를 잠시나마 품었기를.
몇 번이나 망설였을 눈물 고인 신호등이
무심하게 점멸하는 거리의 신호등과 함께
상처 입은 몸부림이 되어 흐늘거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