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아이가 신호등 앞에서

시선을 벗어난 양 춤을 춘다.

수요일 오전, 체육복을 입은 채

시간과 공간을 불쑥 찢고 나와

무작정 학교 밖을 향해 내달렸을까.


목적지를 잃은 걸음이 잠시

신호등 앞에서 쉼표로 머무는 동안

아픈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벗어난 듯

파르르 앙상한 손끝이 출렁인다.


경계 모호한 노란불을 닮은 걸음이

위태위태한 삶의 거리로 이어지기까지

숨 차오르는 일상 속 서툰 심장은

초록과 빨간불 사이를 허덕이며

무수한 깜빡임을 반복했으리라.


불현듯 심장에 작은 신호등이 켜진 날

날아드는 유성의 자유를 잠시나마 품었기를.

몇 번이나 망설였을 눈물 고인 신호등이

무심하게 점멸하는 거리의 신호등과 함께

상처 입은 몸부림이 되어 흐늘거리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