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꺼진 눈꺼풀 뒤로
작아져만 가는 눈
반걸음만치 좁아진 보폭
어기적어기적 걷는 당신
니 아부지 아까 또
도롯가에서 넘어지셨다
불긋불긋한 손바닥으로
괜찮다며 내젓는 당신
요즘 뭐가 기억이 잘 안 난다
당신의 웃음은 허허 퍼지는데
나두 그래요 맞장구치는
자식의 웃음은 흐흐 시리다
휘몰아치는 여든의 시간이
덜 서럽기를 조금만 두렵기를
아이였던 내게 그랬듯이
톡톡 어깨 두드려드리고 싶어
천천히 당신 걸음 좇아가다
시간아 느릿느릿 흘러가라
간절한 주문을 걸어보며
총총 발길을 재촉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