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온라인 포스트 코로나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세상에서

쭈글쭈글한 손은 주춤주춤

무엇을 움켜쥘 수 있을까


짓누르던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이제야 한두 걸음 찾아가던 맛집도

목탁 소리 청아하게 꽃피던 절집도

기차 안에서 소녀인 양 품던 설렘도

손바닥만 한 마스크에 갇혀

공허한 울림조차 갖지 못했다


이번 명절엔 내려올 것 없다

마스크로 가벼운 듯 걸러낸 말을

전화기로 흘려보내던 당신

눈에 밟히는 자식들의 모습을

쓴 맛 나는 침과 함께

까슬까슬 삼키셨으리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거대한 강물처럼 벌려놓은 거리가

마스크로 가려버린 입과 함께

앗아간 것은 무엇이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