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틀라잇 - 패러디 트와일라잇
하버드 램푼 지음, 변용란 옮김 / 바다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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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하지만 완벽한 뱀파이어 남자친구 '에드워드'가 등장하는 <트와일라잇>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트와일라잇>의 경우 소녀들의 감수성에 크게 어필해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긴 했지만, 이야기 전개가 다소 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책 <나이틀라잇>은 <트와일라잇>의 진부함을 통렬하게 비꼰다. 
 

  책 소개에 원작의 틀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전혀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고 해서 대단히 기대를 했다. 하지만 문화권이 달라서 그런지 이야기 초반에는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하는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고, 말장난 같은 미국식 유머의 지루함만을 느낄 수 있었다.

 

  <트와일라잇>의 벨라 스완은 조용한 인기녀였지만, <나이틀라잇>의 벨 구즈는 과대망상에 빠진 자아도취녀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 여자에게 반한다는 설정보다는 자신이 인기녀라고 착각하고 사는 벨 구즈가 더 현실성 있긴 하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을 참고 읽는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벨 구즈

 

  <나이틀라잇>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뱀파이어 남자친구를 가지고 싶어하는 어느 과대망상에 빠진 소녀의 원맨쇼 쯤 될 것 같다. 벨의 과대망상 때문에 앞부분은 지루했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후반부에야 패러디 문학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이 책 <나이틀라잇>을 읽고 <트와일라잇>이 얼마나 비이성적이며, 통속적인지 알게 되었지만 그와 반대로 또 얼마나 매력적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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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 남도 섬길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남도 섬길여행 - 도보여행가 유혜준 기자가 배낭에 담아온 섬 여행기
유혜준 지음 / 미래의창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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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남도가 전라남도를 뜻한다는 것을 안 것도 얼마되지 않았다. 전라남도는 내게 낯선 미지의 땅이다. 그 중에서도 섬들만 골라서 다닌 도보여행가 유혜준 기자가 쓴 <남도 섬길여행>은 무척 새로웠다. 내가 기존에 보았던 화려한 여행 서적들과 달리 소박해서 더 특별해 보였다.
 

  여행을 떠나기에는 아가씨 보다 아줌마가 된 후에 더 제약이 많은 것 같다. 돌봐야 할 가족을 두고 선뜻 여행을 계획하기 쉽지 않은데, 그런면에서 유혜준 기자는 무척 대단한 것 같다. 낯선 곳에 홀로 떠나는 여행이라니 동서남북 방향 개념 없는 나는 절대 시도 불가능한 여행이였다. 하지만 <남도 섬길여행>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를 떠올리게 만드는(비록 사용하는 사투리는 다르지만) 촌 할머니들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전라남도에 있는 진도, 소록도, 거금도, 거문도, 청산도, 노화도, 보길도는 단 한번도 가 본적이 없다. 하지만 같은 촌이라서 그런지 내 고향 남해와는 많이 닮아 있었다. 걸으면서 만났던 다른 여행객들, 시골 아낙들, 어린 학생들 까지 도보 여행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기 때문에 더 멋진 것 같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은 한가하고, 따뜻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몸은 힘들어도 계속 또라는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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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 남도 섬길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 생각이 자라는 나무 19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이충호 옮김, 매트 포크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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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을 무척 잘 지은 것 같다. 낚시성 제목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름값 하는 책을 만났다. 바로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이다. 미국의 역사를 떠올리면 오직 짧다는 생각 뿐, 별 관심을 가진 일이 없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오직 제목이다. 거만하게 이야기 하자면 말랑하고 쫀득하다고 자랑하는 작가의 필력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케네스 C. 데이비스는 미국에서 크게 각광받는 작가라고 한다. 'Don't know much abot' 시리즈의 저자로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책들을 썼다고 한다. 
 

  내가 읽은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는 착착 감기는 맛이 있다. 어럽고 지루하지 않다. 역사적 사실을 다룬 책들이 의레 그러하듯 구체적 시기와 이름이 등장하지만 고리타분하지 않다. 외워야 할 것들이 많을 것 같은 부담감도 없다. 인물이나 사건, 사고에 관한 자료가 많아서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자리에서 바로 해결 가능하다. 이 책은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대안 교과서'로 널리 쓰였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삽화도 재미있고, 번역도 매끄럽다. 간혹 번역이 너무 밥맛이라서 책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의 번역가는 문장의 맛을 잘 살렸다.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에는 모두 10가지 주제가 등장한다. 황금의 땅을 찾아 나서는 '멋진 신세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주장하는 식민지 시대와 미국 독립 전쟁,  자유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헌법 제정과 국가의 성장, 인간은 커다란 짐승인가, 생각하는 육체인가-노예 제도와 명백한 운명,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남북 전쟁과 재건 시대, 젊은이여, 서부로 가라-산업 혁명과 서부 개척 시대, 세계 민주주의를 사수하라-제1차 세계 대전과 신자유주의,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대공황과 제2차 세계 대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냉전, 열전, 자유의 기사, 다시 미국의 세기가 시작되다-다양성과 창의성의 시대이다.

 

  물론 미국의 역사가 항상 달콤하고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무섭고, 슬펐던 일들도 많았다. 지은이는 미국인으로서 미국사에 대한 변명이나 미화 없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나는 이 책 <말랑하고 쫀득한 미국사 이야기>를 읽음으로 해서 세계사 시간에 띄엄띄엄 배웠던 미국에 대해 하나의 큰 체계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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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 - 우리 시대 부모 14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안정숙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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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도 그렇고 속지도 그렇고 책 곳곳에서 정성을 아주 많이 들인 것 같은 태가 나는 책이다. <지금 아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은 14명의 엄마가 과거의 자신에게 쓴 편지이다. 걔 중에는 유명인의 엄마도 있고, 조금은 평범한 엄마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했다는 사실은 같을 것이다.
 

  그들은 미스코리아였고 후에 하버드대에 진학한 금나나의 어머니 이원홍, 일밤에 나왔던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진호의 엄머니 유현경, 몇년간의 세계여행을 다녀온 솔빛별 가족의 아버지 조영호, 마술사 이은결의 어머니 이현자, 대안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송정희, 자녀와 조기유학을 다녀온 어머니 김희경, 싱글망이자 워킹맘인 박소원, 최연소 퀴즈영웅 신정한의 어머니 서정희, 가족 사물놀이패 공새미 가족의 아버지 김영기,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의 어머니 우갑선, 많은 아이를 입양한 어머니 한연희, 쌍둥이를 서울대에 보낸 아버지 김상배, 전 KBS 아나운서 이정숙 이다.

 

  물론 이 책에 글을 쓴 사람들의 의견에 모두 동조 하는 것은 아니다. 글쓴이를 선정할 때 스타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긴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14명의 부모 중에 적어도 한 명 이상에게서 뭔가 특별한 것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난 김상배씨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골에서 쌍둥이들을 서울대에 입학 시킨 것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교육 환경보다 더 중요한 건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라는 그의 주장 때문이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이들이 저절로 크는 것 같지만 사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서울대학교 문용린 교수와 가수 타블로의 어머니 김국애씨가 쓴 추천의 글이 실려 있다. 문용린 교수가 쓴 추천글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서점에 넘치는 자녀 양육 수기가 아니라, 가장 어렵고 고비가 되었던 고군분투했던 시간을 회고하며 과거의 자신에게 쓴 편지라는 점을 짚어 주었다. 그러나 타블로의 어머니 김국애씨가 쓴 추천글은 나를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과연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읽고 쓴 것인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차라리 싣지 않는 게 더 나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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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 - 사회불안장애 아이들을 위한 두려움 극복 훈련 클리닉
바버라 G. 마크웨이, 그레고리 P.마크웨이 지음, 이애리 옮김 / 알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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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아이가 유독 부끄러움이 많아서 고민이 많았다. 낯선 어른들을 만나게 되면 인사는 커녕 눈도 맞추지 못하고 엄마 뒤에 숨기 일쑤였다. 어린이집에서도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선생님께서는 '선택적 함묵증'을 언급 하시기도 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으나 '부끄러움' 이나 '선택적 함묵증'에 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를 만나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이 책을 통해 '사회불안장애'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저 남들보다 부끄러움이 더 많을 뿐,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불안 장애 였던 것이다. 사회 불안이란 실제든 상상이든 타인이 자신을 평가하고 판단할 것이라는 가능성 때문에 근심과 걱정을 하는 것이다. 사회불안은 보편적인 일이지만 그보다 정도가 심해지면 사회불안 장애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불안해서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좋았다.

 

  이 책 <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에는 아이들의 지나친 부끄러움과 사회불안, 사회불안을 일으키고 유지시키는 요소들, 사회불안장애 극복을 위한 일곱 가지 기본 원칙, 행동 계획 세우기(자녀와 함께 목표 세우기), 두려움을 통해 편안해지기(아동을 위한 이완 연습), 자녀에게 가르칠 수 있는 인지요법, 아이들에게 맞춘 '노출치료' 원리, 친구 사귀기와 적극적 행동 입문, 선택적 함묵증, 학교불안(등교 거부), 다양한 불안장애 등을 다루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모두 도움이 되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반복해서 읽었던 부분은 '두려움에 맞서기'와 '사회 기술 배우기' 였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약간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기 위한 방법으로 '노출치료'가 있다. 점진, 반복, 지속 해서 두려움에 맞서다 보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용기가 없어서 선뜻 같이 놀자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친구 사귀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사회 기술 배우기편은 매우 좋았다. 부모를 위한 조언도 사교의 달인 되기도 무척 만족 스러웠다.

 

  부끄러움이 많아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아 조용하고 크게 웃지 않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 <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를 꼭 권해주고 싶다. 집에서는 말도 잘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아이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는 얼음이 된다면, 지나치게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인 것이다. 부끄러움은 무거운 짐이다. 아이가 가벼워 질 수 있도록 도와주자. 과잉보호와 회피가 답이 될 수는 없다.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그 답이 이 책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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