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세상 모든 살아숨쉬는 생명체들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바로 '살아 숨쉬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그것을 목표로 인지할 수 있든, 본능으로 느껴지든간에.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이 단순한 진리는 매년 45만명의 사람들이 자살한다는 통계치 앞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다. 매년 노르웨이의 오슬로같은 도시 하나가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숫자이며 ,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던 7년 동안 그곳에서 죽은 미군병사의 10배가 넘는 수이다.

지금도 이 순간에는 어떠한 이유로든 삶에 절망하고 도움의 손길을 매밀다가 지쳐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 봤을 수 있겠지..... 나 또한 그러하니까.

성적때문에, 사랑때문에, 가난때문에, 질병때문에, 그리고 천.만.가.지. 이유들.

 인간을 절망으로 끌고가 삶의 의지를 꺾어버리게 하는 그 무수한 이유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우리들에게 가족을 모두 잃고 구명보트 위에 하이에나와 뱅골 호랑이와 얼룩말과 함께 남겨진 파이라는 인도소년은 말한다.

- 난 죽지 않아. 죽음을 거부할 거야. 이 악몽을 헤쳐나갈 거야. 아무리 큰 난관이라도 물리칠 거야.

- 정말로 사랑해. 사랑한다. 리처드 파커. 지금 네가 없다면 난 어째야 좋을지 모를 거야. 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 못 견뎠을 거야. 희망이 없어서 죽을 거야. 포기하지 마. 리처드 파커. 포기하면 안 돼.

세계적인 힐튼 호텔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게 되어있는 상속녀도 복권을 산다고 했던가. 피식 웃고는 말았지만  누구나 내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는 만족하기 어려우며 그 불만족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날 때 우리는 '절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파이는, 만약 측정이란 게 가능하다면, 절대 절망의 바닥점에서 외치는 것이다, " 난 죽지 않아. 살아낼거라고!" 

파이의 본능적인 의지였을 것이고, 호랑이 리차드 파커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결국 파이의 신념은 그를 살아남게 만들었다. 처철한 생존의 사투 속에서 신은 나타나지 않았고 파이를 극한의 상황 속에 내팽게쳐 두었지만 결국 인간의 희망이라는 것은 절망을 이겨낼 수 있게 해 주는 신의 도움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 이야기를 통해서 본다.  믿음이란게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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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읽고 싶습니다. ^-^ 언니! 읽어볼까요? 저 주문하는거 되게 고민하는 편인데..
추천해주시면 읽겠습니다. 으흐흐흐흐

서연사랑 2005-10-05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가벼운 얘기는 아니다만 난 좋았다.
그럼, 어디 한 번 이 언니가 선물 보내줘볼까? 장미, 승진선물로....
주소 남겨주면 내가 이 책 보내줄께^^

비로그인 2005-10-0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으흐흐흐흐 언니~~~~~~~~!!! 저는 거절 잘 못한답니다. 넙죽!! 얼씨구!!

2005-10-05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0-0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 전 어느 님께 저 책을 선물받았죠.
저 책이 읽고나면 누군가에게 선물 주고 싶어지는 그런 힘을 갖고 있나봐요.
그럼요, '절망'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안됩니다.
'고독'도요.^^

서연사랑 2005-10-0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야, 넙죽 받아주는 것이 선물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 아니겠니?^^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덥석 선물 주겠다 하는데, 이상타 하지 않고 친근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로드무비님, 사실 저는 '절망'이나 '고독'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기에 가짢은 인생이랍니다....남들이 해주는 것만 받을 줄 알았지 혼자 어려움을 이겨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파이 이야기가 더 맘에 다가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니가 암흑 속의 절망을 알아? 함부로 힘들다 말하지 마라! 이렇게요. 이런 날은 자꾸 성경을 찾게 되네요..

비로그인 2005-10-07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오늘 책이 도착했답니다. 감사해요~~~~~~ ^-^)/ 근데, 저는 언니가 읽으신
책을 보내주신다는 줄 알고, 넙쭉! 받겠다고 한건데.. 새 책이 왔네요.. -_-;
정말 감사하게 읽겠습니다. 다음에 제 이벤트에 꼭 참석해주세요!! 으흐흐흐

서연사랑 2005-10-0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갔구나..
선물인데 새 책을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