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채널을 돌리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게 되었다.
중간부터 보게 되어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물건을 '사서 모으는' 것에 집착하는 한 가정의 주부를 위해
지금까지 쌓아둔 모든 물건을 처분하는 바자회를 열고
(신발이 3000켤레, 핸드백이 3000개가 나왔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만 하다)
집을 깨끗하게 재정비하여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이였다.
주위에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소비벽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ㅂ대리는 하루에 택배가 2~3개씩 회사로 배달되곤 했는데
사는 품목은 대부분 옷이였다.
(남자들 남방이라는게 비슷비슷하게 마련이라 나중에는 산 옷을 또 사는 것 같기도 했다.)
그에게 얽힌 전설같은 일화는.. 원룸에 사는 그가 너무 많은 옷을 산 나머지
싱크대와 신발장에도 옷을 넣어두다가 결국에는 뜯지도 않은 옷을 두 박스 버렸다는 것인데,
본인에게 직접 들은 말이니 사실인 건 확실하다.
심리학 수업중에 교수님이 이런 고백을 하셨다.
"저는 기분이 너무 우울하거나 어느날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면
가까운 시장에 가서 천원짜리 깻잎을 하나 삽니다.
사람은 소비하면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거든요."
정말 그런 것일까?
나도 요즘 자꾸 이것저것 사고 싶어진다.
명목상은 전부 필요한 것이지만 그런 것들 없이도 사실은 잘 살아왔는데 말이다.
소심한 성격에 작은 것들만 산 탓인지 아직도 내 존재는 못찾겠다.
아..그 ㅂ대리는 결혼하면서 소비벽을 고쳤다고 한다.
그는 결혼을 통해 존재의 이유를 찾은 것일까?
재정권이 없어진 탓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