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기대했는데 다른 엔지니어가 온댄다.
나도 모르게 "정말요? 진짜 안오세요? 오세요" 이래버렸다. ㅡ_ㅡ
그도 그날 주고받은 농담때문인지 꼭 들어가야하는데
못 들어가게 되어 아쉽다고 했다.

에이...괜히 무슨 옷 입을지 고민했잖아....

다음다음주는 되어야 볼 수 있으려나..

업무상으로 전화를 하다보면 친한 것도 아니고 사무적인 것도 아니고
맨날 어색한 침묵만 흐르고...
살짝 살가운 말투를 써봐도 별 반응이 없고...
괜히 전화에서 좀 딱딱하게 하면 만나서 뭐라고 하기나 하고..
자주라도 봐야 뭔가 감이 잡힐텐데 볼 날은 까마득히 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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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식점에 혼자 들어가 천천히 맛을 즐기면서 먹고 있을때.

몇 년전만 해도 혼자 밥먹는건 정말 큰맘 먹고 하는 '혼자 놀기' 궁극 버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혼자라도 망설이지 않고 들어가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혼자 영화보기도 더이상 두려운게 아니다.
다만 귀찮아서 가기 싫다는 것...

 

2. 괜찮은 신입사원을 보면 두근거리는게 아니라 그냥 귀여울때.

이제는 한 눈에 봐도 신입사원을 구별할 수 있다.
며칠전에도 다른 층에서 일하는 신입사원과 회의를 하게 되었는데
아...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뭘 물어봐도 버벅거리는게 일처리는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지만
그 귀여운 모습에 사탕이라도 하나 쥐어주며 달래주고 싶다.

 

3. 거침없어지는 행동

고객과의 회식이 있었다.
안가려고 버티다가 차장님에게 질질 끌려가다시피 했다.

한 열댓명쯤 되는 사람들 가운데 나 혼자 여자.
서로서로 술권하는 담배연기 자욱한 고깃집에 앉아
열심히 고기를 구워먹고 있었다.

고객이 슬금슬금 다가온다.
지난 프로젝트 고생했노라고 좀 치하하는가 싶더니
잘 들어보니 내가 까칠해서 일 시켜먹기 힘들댄다.

미스코리아 미소로 대강 답해주면서 그냥 열심히 상추쌈싸서 먹었다.
내가 별 반응이 없자 고객은 좀 더 강도를 높인다.

-아니 여자분을 어떻게 밤샘작업을 시킬 수가 있는건지...
-하하하 그럼 과장님이 작업 좀 없애주시면 되겠네요
  xx사 작업이 제일 많은 거 아시잖아요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다.
나는 마침 나온 차돌박이를 살살 구워 낼름낼름 먹었다.

고객님이시니 그런 말은 하면 안되는 건가?
근데 제어가 잘 안된다.
어차피 까칠한 인생인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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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2와 모자와 오이의 이야기.

짧고 큰 사건 없는 이 이야기는 끝까지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책장을 덮어야했다.

기억에 남는 건 단 한 구절.

"두 명의 차비가 없어 2는 모자를 쓰고 돌아왔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그 모자와 그 오이와 그 2가 맞긴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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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갑자기 배가 아팠다.
화장실에 가서 앉아있으니 왼쪽 배 한구석이 불룩하게 올라온다.
나쁜 징조였다.

살살 배를 쓰다듬으며 가라앉기를 바랬지만 점점 상황은 안좋아졌다.
결국 30분 정도 지난 후에 일단 화장실에서 나가보려 했지만
극도의 현기증을 느끼게 되어 다시 주저앉았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고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복도를 걸어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을때
팀장님을 비롯한 사람들은 왜그러냐며 웅성거렸고
어느 순간 팀장님의 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서너시간쯤 쓰러져 자고 나서 몸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행이다. 이번에도 한계를 넘진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럴때면 참 서글프다..
내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몇 번을 더 견딜 수 있을까..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그렇다고 예전과 똑같은 삶을 살 수도 없다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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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회사에 갔다.
몇 번 같이 일하면서 어느 정도 친해진 두 분의 엔지니어와 함께
긴긴 주말밤을 보냈다..

지금까지는 늘 말없고 소심한 분들과 같이 일하느라
중간에 비는 시간에는 그저 조용히 혼자 잠들곤 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일단 밤 12시에 먹을 것을 찾아 셋이서 어슬렁거려야했으며..
난데없이 그들에게 핸드폰 검사를 당했으며..
회사사람들도 모르는 내 개인적인 생활에 대한 질문과 답변 시간,
그리고 셋이서 같이 찍어야한다며 기념촬영(?)을 강요당하고
찜질방까지 끌려갈뻔했으며..
결국에는 다음 작업에는 심야영화를 보러가기로 하고
작업이 끝난 아침에는 삼겹살을 찾아 헤매다가 감자탕을 먹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외치는 고객만족프로젝트란다.......


하하하..
정말 한 분의 말씀대로 너무 웃느라고 힘들었던 작업이였다.


하지만, 솔직히, 더 즐거웠던 이유는..
늘 말이 없던 한 분과 친해진 것.^^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던 분은 유부남 아저씨..ㅎㅎ)


집까지 태워주셨는데 둘만 있으니 분위기는 다시 침묵..
괜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갑자기 나에게 마지막 연애는 언제 했는지 묻는다.
(이럴때는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하는걸까?)

정작 나는 소심해서 여자친구가 있는지 확인도 못했지만
칙칙한 아저씨들만 있는 이 집단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오늘도 내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보면서 실실 웃었다.
아...진짜 영화도 보러 갔으면 좋겠다...
어쩐지 다음 주말 작업이 기다려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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