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에게 금전수를 선물했다.
조그만 꽃가게에 데리고 가 맘에 드는 것을 골라보라고 하니 직접 고른 것인데
가까이 두고 보는 것은 좋으나 잘 키울 자신이 없다고 해서 관리까지 해주게 되었다.
누군가가 그랬다.
살아있는 것은 선물하는 게 아니라고..
사무실에서도 예쁘장한 화분들이 물 한번을 안주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면
선물해준 사람이 그 사실을 알면 마음이 상하겠구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금전수를 키우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니
물을 많이 주어 죽었다는 글이 대부분이다.
특히 한달에 한번 줘도 과습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겁을 먹어 꽃집 아가씨가
친절하게 '20일에 한번 물주기'라는 표시를 해주었음에도 무작정 굶겨왔다.
한 달쯤 지났을까, 아직 멀쩡하게 잘 살아있기는 한데 줄기가 축 쳐지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오더니 습도탓에 과습이 된 건 아닐까 고민을 하다가
흙을 파보니 꽤 깊숙히까지 마른 것 같아 드디어 물을 주기로 결심했다.
종이컵으로 한컵 정도 화분 밑으로 물방울이 떨어질때까지만 주고
물을 완전히 뺀 후 받침에 올려놓고 나서도 슬며시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며칠 후, 놀라운 일이 생겼다.
휘어있던 줄기들이 꼿꼿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것.
게다가 살짝만 나와있던 새순이 어느 순간 쑤욱 하고 커져있는게 아닌가.
이 녀석은 내 기우때문에 물을 못 얻어먹어 목이 많이 말라있었나보다.
신이 나서 지인에게 이걸 좀 보라고 신기하지 않냐고 채근하였더니
그동안 줄기가 휘어있는지, 새순이 나오는지도 잘 몰랐단다.
(그저 초록색이 가까이에 있어서 좋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