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7년 1개월.
얼마전 오래오래 공부를 하느라 직장을 안다녀본 친구녀석이 이렇게 말했다.
-7년? 그럼 너 이제 회사에서 팀장이야? 막 인정받고 그래?
이 녀석. 드라마를 너무 봤구나
현실에서의 7년은 그냥 과장이 될락말락하는 대리란다.
요즘 남편과 다소 심각하게 나의 직장문제를 의논한다.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우린 둘다, 착한 자식이였고,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공부를 잘했고,
그렇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막상 우리 자신이 무엇을 원했는지 몰랐고,
결국 남들(부모님)이 좋아하는 회사를 택했고..이렇게 밥벌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불쌍하게도 서른이 훌쩍 넘은 이 나이에도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모른다.
그저 밥벌이를 할 뿐...
이제라도 인생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이야기한다.
바보같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내 인생에게도 자유를 줘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제 침대에 누워 남편에게 말했다.
- 나 만약에... 회사를 그만두면 한동안은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들을 쌓아두고
햇볕을 보면서 읽다가 생각하다가 할거야. 그러면 많이 행복할 것 같아.
그 말을 하면서도 미안했다.
우리가 비슷한 만큼..그도 나만큼 자신만의 희망을 가지고 있을텐데..
과연 나는 이 지겨운 밥벌이를 끝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