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베케트에 관한 책 두 권이 같은 시기에 나왔다. 베케트 읽기를 도와줄 저자들의 면모도 대단하다. 바로 알랭바디우와 질 들뢰즈가 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바디우의 책으로는 <베케트에 대하여>가 나온다. 질 들뢰즈의 책으로는 <소진된 인간>이 나온다. 프랑스의 생존 철학자와 사후 철학자가 한국에서 베케트 읽기를 두고 한 판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들뢰즈는 베케트의 텔레비전 단편극에 '피로'와 '소진'의 개념을 끌어들이는 것이 특이할 만 하다. 분량도 187쪽으로 가벼운 편인데, 내용의 농축도로 보면 결코 가볍지 않을 듯 하다. 책도 책이고 작가도 작가지만 출판사간의 경쟁도 볼 만하다. 민음사과 문학과지성사니까. 민음사에서는 세계문학전집으로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펴냈고, 문지에서는 <몰로이>와 <첫사랑>을 펴낸 바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타 출판사에서 왜 번역이 안되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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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R.R 마틴의 필생의 역작이라 일컬어지는 '얼음과 불의 노래' 줄여서 '얼불노' 시리즈의 5부가 출간된다. 제목은 <드래곤과의 춤>인데 내년에 새로 방영하는 HBO의 드라마 영향이 좀 있는 것 같다. 어둠의 경로로 이 시리즈 매니아들은 아마 다 찾아봤을 듯 한데, 판타지문학에서 이만큼 대작을 짜임새 있게 엮어 내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판타지 문학' 이라하면 쓰잘데기 없는 책으로 분류되곤 한다. 도서관에서는 거의 구입을 하지 않고 몇 없는 도서대여점에서나 볼 수 있는 실정이다. 나도 판타지 문학에 대해서는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도서 대여점에서 취급하는 만화책 크기만한 갖가지 판타지 문학들은 눈길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들어온 '얼불노' 시리즈는 판타지 문학에 대한 관점을 아주 조금은 넓게해준 작품이다. 서사가 꽤 조직적이고 허무맹랑하지만 중세 당시의 리얼리즘이 어느정도 가미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7부작으로 완결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 5부가 번역됐고 6,7부는 나오지 않았다. 오롯이 7부작의 대작 판타지를 완결짓기 위해서는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처럼 급사하는 일이 나오지 않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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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권으로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나온다. 하루키가 세계문학의 반열에 벌써 오를 만한 인물인가 자문해본다. 다자이 오사무 전집 6권과 7권으로 <쓰가루> <판도라의 상자>가 나왔다. 10권 완간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필립 메이어의 <더 선> 2권이 나왔다. 1권,2권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출간이 됐다. <제이컵을 위하여>는 검사출신 작가 윌리엄 랜데이의 장르소설이다. 소설에서도 그의 경험을 녹여낸다. <유령의 해부>는 영국작가 앤드루 테일러의 소설이다. 히스토리컬 대거 상 3회수상을 한 작가라고 한다.

 

 

 

 

 

 

 

 

 

 

 

 

 

 

한국문학으로는 윤대녕의 <남쪽계단을 보라> 개정판이 나왔고, 최성각의 생태문학 <쫒기는 새>도 주목할 만 하다. 2013 올해의 추리소설집인 <지옥문을 여는 방법>도 한국 장르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획이다.

 

 

 

 

 

 

 

 

 

 

 

 

 

 

<1942 대기근>은 중국 허난성의 1942년 대기근 당시의 기록을 추적한 르포르타주다. 살기위해 인명경시의 풍조가 만연해지고 결국 인육까지 먹게 되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었다고 한다. <한반도 분할의 역사>와 <한민족 전쟁사>는 왠지 한 카테고리에 넣고 싶은 책이다. 같이 읽을 법도 하다. 전자는 임진왜란에서 한국전쟁까지를 다뤘고, 후자는 삼국시대의 전쟁부터 한국전쟁까지를 다룬 한반도 전쟁사다. 성격의 비슷한 책이고 두께도 두툼해서 필히 관심있는 분들만이 독파가 가능할 듯 싶다.

 

 

 

 

 

 

 

 

 

 

 

 

 

 

역사부문에서는 조선시대 일반민의 역사를 다룬 <조선 백성 실록>이 머리식힐 겸 볼 만 하다. <호동 서락을 가다>는 '남장 여인 금원의 19세기 조선 여행기'란 부제가 달렸다. 겨우 열 네살에 남자들만 갈 수 있다는 금강산과 관동팔경 등지를 여행하고 중국까지 갖다온 당찬 조선시대의 워킹홀리데이녀다.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는 프랑스로 넘어갔던 외규장각 의궤의 반환과정에서 일어났던 외교사를 다룬 것이다. 실무자가 집필한 만큼 그날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문학과지성사 현대문학이론 시리즈로 자크데리다가 쓴 글을 데릭 에트리지가 엮은 것 같다. 책을 보기는 봤지만 역시 데리다의 해체적인 글은 단순한 문학비평이나 이론일지라도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 카프카의 '법 앞에서'를 다룬 글이 특히 주목된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역서가 또 나왔다. 이번에는 <유행의 시대>다. 문화와 소비행위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꼭 챙겨봐야 할 책이다.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 휴먼이 되었는가>는 과학쪽으로 분류하려다 인문사회쪽으로 밀어넣었다. 사이버네틱스와 현대문학의 기묘한 융합이라는 것을 보니 기술과 과학을 인문학에 끌어들여 비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것은 책을 좀 뒤적여 봐야 이해가 갈 듯 싶다.

 

 

 

 

 

 

 

 

그 외 인문서로는 그린비의 아이아 총서 새 시리즈와 서광사의 <플라톤의 향연 입문>이 눈에 들어온다. 독일 학자가 쓴 <불륜예찬>도 심리학쪽에서 관심이 간다.

 

 

 

 

 

 

 

 

사회과학쪽에서는 <산체스의 아이들>이라는 두툼한 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보를 찾아보니 전에 세 권으로 분권돼 출간한 적이 있다. 멕시코시티에서 4년간 빈곤에 대해 인류사회학적으로 파헤친 르포르타주다. 출간 후 35년만의 50주년 기념판 번역이라고 하니 새로운 내용이 더해졌을 수 있겠다. 미국의 정치사상가 셸던 월린의 <정치와 비전> 3권이 번역됐다. 2권이 나온지 4년만이다.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도 주목할 만 하다. 전기때문에 시끄러운 요즘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경제경영분야에서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이 구축해왔던 자신들만의 비지니스와 플랫폼 전략을 알아보며 미래의 인터넷 비즈니스 세계를 내다본다. <돈의 심리학>은 경제학자가 쓴 책이 아니라 독일의 심리치료사가 쓴 돈에 관한 진짜 심리서다. <스토리 전쟁>은 서사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전제로 스토리와 마케팅을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저자는 <물건 이야기>의 동영상을 제작한 조나 삭스다.

 

 

 

 

 

 

 

 

과학분야에서 의외로 건질게 많았지만 <신 없는 우주>와 <끈 자 그림자로 만나는 기하학 세상> <과학 잡학사전>이 그나마 구미를 당겼다. <불멸의 이론>은 내게 좀 벅찰 것 같기도 하다.

 

 

 

 

 

 

 

 

 

 

 

 

 

예술쪽에서는 정말 볼 책 없더라. 그나마 <미술관에서 읽는 서양미술사>가 지루함을 달래줬고, <미술에 관한 모든 것>은 좌측페이지는 드로잉으로 우측페이지는 그 드로잉한 것에 대한 설명으로 채운 미술에 관한 교양서다. <건축과 모더니티>는 다소 이론서의 느낌이 강하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에세이집인 <책으로 가는 문>이 나왔다. 일본의 대표적인 문고본인 이와나미 문고중에서도 소년문고에 대해 말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계문학전집같은데 그가 읽은 책에 첨언을 덧붙여 생각할 점을 던져준다. <바나나 우유>는 빙그레 항아리우유를 표지로 삼았는데, 그리워 지는 으밋ㄱ 50가지를 선정해 에세이로 묶은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에 가타부타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돈키호테, 부딪혔다 날았다>는 아무런 정보가 없지만 1983년 이상문학상 수상자인 서영은씨의 책이라는 것만으로 추가해본 책이다. 뭔가 있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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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철학자인 윌 듀런트 (Will Durant)의 <문명 이야기> 3-1권과 4-1권이 세상에 나왔다. 현재 1,2,5권이 번역완료 되어 시중에 나와있으며 3권과 4권은 일단 1차분만 나온 것 같다. 전체 11권이 완간인데, 혹자들은 이 번역이 무모한 도전이거나 쓸데없는 번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펼쳤을 때 처음 이 책이 주는 인상이 썩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빽빽한 활자들과 단순한 정보나열같은 서술이 눈에 걸리기 때문일 텐데, 나는 왠지 그게 이 책의 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혹은 1권부터 11권까지 차례대로 독파하겠다는 생각은 어리석다고 하고 싶다. 사실 별로 그렇게 읽을 책도 아니겠거니와 발췌독만 해도 빡쌔기 때문이다.

 시리즈 한 권당 두권으로 분책된다고 생각했을 때 이 시리즈는 총 22권이 나와야 완간이 된다. 한 권 당 25000원을 정가로 가정할 때 한 질에 55만원이 정가로 책정 된다는 말씀. 나중 일이 부담되는 독자들은 나올 때마다 구비를 해 둬야 할 듯 싶다. (매니아적인 책이 되리라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그러나 아쉽게도 민음사는 11권 완간의 계획을 보류하고 5권으로 끝을 맺을 심산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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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온 김숨의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과 마거릿 에트우드의 <그레이스>표지가 동일한 그림으로 보인다. 그림의 출전은 19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영국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Dante Gabriel Rossetti)의 'Potrait of Elizabeth Siddal' 이다. 그의 연인이었던 엘리자베스 시달을 모델로 한 초상인데 어떤 연유로 두 책의 표지가 같은 길을 걸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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