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베케트에 관한 책 두 권이 같은 시기에 나왔다. 베케트 읽기를 도와줄 저자들의 면모도 대단하다. 바로 알랭바디우와 질 들뢰즈가 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바디우의 책으로는 <베케트에 대하여>가 나온다. 질 들뢰즈의 책으로는 <소진된 인간>이 나온다. 프랑스의 생존 철학자와 사후 철학자가 한국에서 베케트 읽기를 두고 한 판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들뢰즈는 베케트의 텔레비전 단편극에 '피로'와 '소진'의 개념을 끌어들이는 것이 특이할 만 하다. 분량도 187쪽으로 가벼운 편인데, 내용의 농축도로 보면 결코 가볍지 않을 듯 하다. 책도 책이고 작가도 작가지만 출판사간의 경쟁도 볼 만하다. 민음사과 문학과지성사니까. 민음사에서는 세계문학전집으로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펴냈고, 문지에서는 <몰로이>와 <첫사랑>을 펴낸 바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타 출판사에서 왜 번역이 안되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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