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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궁중 무용의 변천사
김말애 엮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1996년 4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읽지 못했던 국악 책들을 책꽂이에서 빼들었다. 1986년판인 장사훈선생의 <증보한국음악사>를 중심으로 읽다가 이 책을 펴보았는데
국악이론가가 아닌 무용가인 지은이가 머릿말에서 밝혔듯이 선행연구로 만족할 책이다. 1996년에 이 책이 출간한 이후로 과문한 탓인지 후속연구서를 아직 보지 못했다. 인구 5천만의 대국?으로서 여전히 우리나라 인문학의 깊이와 너비는 국한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아뭏든 제목은 비록 한중일을 포함하고 있으나 내용이 소략하고 주해가 필요한데도 전혀 없다. 다만 우리에게 생소한 중국과 일본의 무용에 대해 밝히고 있어 그나마 읽을 만 하다.
앞 부분인 우리나라의 백제 대목에서 백제인 미마지가 전한 기악무에 관한 설명은 장선생의 <증보한국음악사>의 내용을 베낀 듯 거의 같다. 일본 사찰 박물관에는 의외로 가면이 제법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나라현 이카루가의 호류지 박물관 등에서 자주 보아서 궁금하던 차에 우리나라의 양주산대도감놀이와 봉산탈춤과의 비교는 내게 아주 유익하고 흥미로왔다.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든 생각은 부여의 영신제가 글자 그대로 신을 맞이하는 제천의식인데 그 맞이가 일본의 마쯔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심지어 절집의 마지-사시에 부처님께 올리는 진지밥-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맞이 곧 마지는 신의 강림을 바라는 의미인 듯 하다.
십수년 전에 나는 일본 아악에 고구려, 신라, 백제악이 남아 있다는 것을 듣고 일본에 가는 사람 편에 그 음반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하지만 친하지도 않았고 사기가 힘들었는지 아쉽게도 그냥 명상음악을 사가지고 왔었더랬다.
더 좋은 국악이론서를 기다리며 나 또한 귀명창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