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마리 개
앙드레 알렉시스 지음, 김경연 옮김 / 삐삐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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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 아폴론 신과 헤르메스 신은 신전 느낌이 나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인간의 본성을 놓고 토론을 시작했다. 아폴론 신은 인간 역시 다른 피조물과 다를바 없다고 주장했고, 헤르메스 신은 인간들이 상징을 사용하고 창조하는 방식은 벌꿀의 춤보다 흥미롭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갖는다면 어떨지 이야기를 나누다 아폴론은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가지면 훨신 더 불행하다 주장했고, 헤르메스는 인간 세상의 일년동안 동물이 행복하면 이기는것을 주장하며 내기를 하게 된다. 그들 근처에 있는 동물병원의 애완견들이 눈에 띄었고, 열다섯마리의 개에게 인간의 지능을 허락해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들에게 지능을 주었을때 각각의 변화는 흥미로웠다. 15마리의 개들은 자신들이 지능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차츰 깨닫게 되었고, 의사 소통의 방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 뒤로 사냥의 기술, 영역에 대한 생각이 구조화 되고, 자신들의 지위에 대해 생각을하게되며 옛날 개들의 사회의 즐거움과는 다른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특히 초반에는 프린스라는 믹스견이 가장 두드러졌는데 끊임없는 질문과 사색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것에 몇몇의 개들은 반감을 가졌고 그들 사이에서 무리에서 없애야하는 개들과 자신의 무리에 남길 개들에 대해 생각을하게되고, 결국 몇몇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쯤에 행복해보이지 않는 마지막을 맞이한 개를 본 신들은 다시한번 조건을 바꾸어 내기를 진행하게 된다. 초반에 개들 무리안에서의 다툼이 진행되었다면 중반부터는 무리에서 빠져나온 매즈논이라는 한 녀석을 집중하게 되는데, 매즈논은 니라라는 인간을 만나며 자신을 존중하는 니라를 통해 지능을 점차 자각하고 인간과의 동등한 우정을 나누게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떻게 존재해야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그리고 후반에는 잊혀졌던 프린스를 조명하여 그의 삶을 관찰자 입장에서 신들의 관찰이 시작되는데 매즈논과 프린스의 마지막이 행복으로 끝났는지는 책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동물들에게 지능이 주어진다면 행복할지가 궁금해서 호기심에 선택한 책이었는데, 책에는 단순 스토리 이상의 심오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신들 시선, (관찰자 입장에서) 지능을 가진 개들을 통해 삶과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의미를 되돌아 볼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지식은 선물일까? 삶이란 어떤것이고 근본적 사랑의 의미는 무엇일까? 질문이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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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게 아니라 낭만적인 거예요 -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지
응켱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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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지방 고등학교에서 공부 꽤나 하는 우등생이었고, 서울에 있는 이름대면 알만한 여대에 나와, 남들은 취업문열기 힘들다 부모님 걱정끼칠때 야구단이 있는 IT 기업에 떡하니 입사한 자랑스러운 딸이었다고 한다. 이런 작가님인 입사 5년차에 회사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수많은 고민 끝에 퇴사를 하게 된다. 퇴사 후 부모님곁인 군산에 내려오면서 느낀 여러가지 이야기에 대해 담아낸 책이었다.

퇴사를 하면 무조건 행복한 미래가 있을까? 라는 물음에 현실적 대답을 해준 어느 가수의 제목이 떠오르는 <거꾸로 강을 거슬로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라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백수가되면 첫번째로 돈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여행을 다니고 남들 일하는 시간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삶이 아닌, 통장잔고를 걱정하는것,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 남들의 시선,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끝없는 걱정과 퇴사전보다 더 많은 미래 계획의 연속인 삶을 살게 된다는 현실적 이야기가 마음에 닿았다. 작가님은 퇴사 후 여행대신 매일 그림을 그리고, 2개월이내에 외주도 받고 빠르게 자리잡았다는 이야기가 대견해서 뭔가 울컥하게 만들었던것 같다. 나 자신을 믿어야 모든게 해결된다. 그리고 내가 하기 싫은일은 참아내지 못했기에 이런 선택을 했다는 글에 개인적으로 많은 용기를 얻었던것 같다. 남들 보기에 다 좋은 조건이라 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자신이 원하는걸 하려는 모습이 첫장에서부터 담겨 있어서 팬이 되게 한 글이라 기억에 남는다.

작가님 작업실에 세 친구들, 퇴사짤로 유명한 이누야사 그림을 패러디한 그림, 어머니의 일기장 쓰시는 모습 등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 답게 책 곳곳에 작가님 작품이 그려져 있어서 이것도 볼거리였다.

연애, 결혼, 주변지인들, 부모님, 외할머니, 취향 등에 관한 이야기가 공감으로 다가오는 글이 많았다.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철없는 어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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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자살
조영주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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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는 이상한 악몽을 꾸었다. 대학시절부터 꽤 오래만난 전 남친 준혁과의 꿈이었다. 다만 꿈내용이 심상치 않았는데, 꿈속에서 준혁이 명지를 죽이려고 했다. 항상 젠틀했던 전 남친과의 꿈이 찝찝했는지 일어나서도 머리가 띵해 두통약을 먹고도 시원치 않았다. 그러다 자신의 팔을 내려보고 흠칫 놀래고 만다. 꿈속에서 준혁이 잡았던 자신의 손목의 감촉과 손자국 멍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인들의 연락을 통해 알게된 준혁의 사고사, 꿈이라고 생각했던 기억보다 확실하게 자신의 기억속에 남은 준혁의 마지막 영상이 계속 머리속에 밟히는데... 사고사라고 사건이 종결될지 아니면 자신에게 다가온 형사 나영의 조사로 사건이 재 조사가 들어갈지 숨막힌 진실이 날짜별로 정리되어 독자에게 보여지는 소설이었다.

우선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첫장면부터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말을 시간대별로 정리해줘서 차츰 혼란을 정리하는 방식의 소설이었다. 시간대별로 진행되는 방식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주는것 같고, 전개가 빠르게 느껴져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헷갈렸던건 준혁이라는 인물이 동명이인이었다는것이었다. 명지가 과거 사랑했던 과외 선생님이자 현재 새롭게 만나려고 하는 준혁 그리고 대학생때부터 아버지의 부탁으로 만남을 이어가 미래까지 생각했던 전 남친 준혁, 처음엔 이해가 안가서 헷갈렸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대충 인물의 관계를 정리하고날때쯤 제목이 왜 혐오 자살인지 알 수 있었다. 혐오가 만연한 현대사회에 준혁은 혐오를 실행하는 인물이자 혐오를 감당해내는 인물이었다. 튀는 사람을 용서 못하는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 사람들 이목을 받는건 좋아하지만 회사내의 이목은 견디지 못했던 인물의 허황된 삶, 그리고 그가 회사에서 나오고나서 무너지는 과정에서 만났던 미래 아파트 주민들의 혐오가 기억에 남는다. 연쇄 살인사건으로 묶어진 사건의 반전 결말과 사건을 파고들수록 진짜 살인마의 혐오를 마주칠 수 있었는데, 현실을 반영하는 혐오였던것 같아 뭔가 더 섬뜩했다.
붉은 쇼파라는 작가님의 전 소설과 이어지는 내용이라고해서 왠지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더 잘 정리해줄것 같아 작가님전작도 읽어보고 싶게한 소설이었다.
오랜만에 긴장감 넘치게 시간을 보내게해준 소설이라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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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스테이크라니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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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는 소설책이었는데, 나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건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라는 책 제목인 소설이었다.

39살, 내년이면 40을 앞둔 아내 주인공의 나이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내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제 결정을 해야할 순간이라는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실 이 부부는 아이빼곤 문제가 없는것 같았는데, 주인공에게 아이는 꼭 필요한 어떤것인것 같았다.

태권도 선수까지 했던 자신이 문제일지 몰랐으나, 불임클리닉에서 불임의 원인은 주인공의 정자 갯수라고 했다. 팔년동안 불임 클리닉을

다녔지만 차도가 없었고, 그쯤 같이 불임치료에 다닌 어떤 남자가 귀뜸으로 들려준 방법이 귀에 들어왔다.

그가 알려준 카페는 대리모가 아닌 대리부 카페,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서 까지 자신의 아이가 필요한가 생각해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고 계약을 실행하게 되었다

우선 소설의 내용이 파격적이었다. 대리부를 구하는 불임부부... 그런데 대리부를 구하는게 남편이라니,

가장 충격적인건 아내와 상의도 없이 대리부를 구했고, 정자 채취가 아닌 낯선 남자와 임신을 해야하는 아내입장이었다.



현실적으로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한편으론 얼마나 간절하면 이럴까 싶다가도 우선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강요아닌 강요가 아닌가 싶었다.

스테이크만큼 느끼한 제임스(대리부)와 첫만남에서 자신과 취향이 다르다는걸 확연하게 깨닫게 되고, 계속되는 임신 시도에도 실패하자

마지막에 A/S(?)처럼 시행된 행위에서 임신을 하게 된다. 임신 후에도 주인공은 계속 갈등을 하게된다. 자신이 선택한 상황임에도

계속적으로 갈등을 하게되고, 자신의 탓을 아내에게 돌리는 모습이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시뻘건 스테이크가 이렇게 소설에 중요한 소재로도 쓰이는구나 그리고 굉장히 인상적일 수 있구나를 깨닫게한 소설이라 꽤 오랫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가 제목으로 풀이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대부분 내용이 잔잔하면서도 파격적이었고, 제목을 어떻게 이렇게

찰떡으로 지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았다.

독창성있는 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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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비상 - 매와 부성애에 대한 아름답고도 잔인한 기억
벤 크레인 지음, 박여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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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이자 매 훈련사, 미술 교사인 작가님은 유렵과 파키스탄을 돌아다니며 참매와 새매 독수리 훈련하는 일을하고 있다.

사회적응이 어려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어 인간들 사이의 관계는 어려움을 느끼나 새라는 대상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가득한

모습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매와의 관계 그리고 생각치 못했던 아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담고 있다고해서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본 책이었다.

매잡이가 되는일은 운명적이라고 했다. 미국과 호주 오지, 광산업에 종사하기도한 아버지를 따라 낯선곳을 자주 다녔고, 부모님이

자신을 키우던 방식은 자유롭고 늘 혼란스러웠기에 즉흥적이고 유동적이었다고 했다. 아들이 알을 나을 수 있다고하자 둥지가 만들어지고

알을 낳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하는 대목에서 이때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준게 부모님의 영향이 8할 이상 아니었나 싶었다.

영국 시골마을 깊숙한곳 오두막에서 지내며 친구대신 자연과 뒤엉켜지냈고, 살아숨쉬는 모든것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며 지내다가 맹금류를 발견하고

매를 잡았을때 내면에서 가장 깊은 충격을 받고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파키스탄에 인연이 닿아 많은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매훈련법이 단순함과 자유라는 대목이었다. 자연적이며 매를 이용한

사냥방식은 잔인하거나 기이하지않고 파괴적이지 않다는것이었다. 이런 자유로운 영혼인 작가님에게 생각치도 못한 아들이라는 존재가

나타난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한것은 모두 버리는 사회적이지 않은 인물에게 사회성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부성애는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매에대한 사랑만큼이나 아들에 대한 사랑은 맹목적이고 자유로운 작가님만의 사랑이 있었다.

건강한 매에 대한이야기,맹금류에 속하는 매는 죽음에 가까워지기전까지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태생적인 아우라, 사냥에서

매의 공복이 중요한 이유, 매를 훈련시키는데 야라크상태에 도달해야하는 이유와 그 기술에 관한 설명들, 그렇게 소중한 매가 부족에서는

왜 공동 소유인지, 현대인이 잘 알지 못하는 매에관한 전문가적 견해들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듯 빠져들어 책을 읽어나갔던것 같다.

매의 눈을 봉인하는 이유, 참매와 새매에 관한이야기,68개국 이상에서 매사냥이 이뤄지고 있으며 과거 2차세계대전에서 맹금류가 전체주의 권력의

욕망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역사적 이야기들, 매와 다른 독수리의 사냥법, 모든 매잡이들이 기르고 싶어하는 백송고리에 대한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매에 관해서는 전문가지만 아들에 관해서는 초보자였다. 아들의 행동하나하나에 새로움과 놀라움을 경험하는 연속적 과정이 담겨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 깊은곳에서 느껴지는 깊은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아들이 자신처럼 매잡이가 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아들에게서 자신의 모습, 그리고 다른 모습을 발견하며 외부와

연결하는 다리역할 혹은 안전함을 제공하는 안식처를 찾아가는 모습이 많이 담겨 있었고 작가님만의 소통법을 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의

다른 모습을 본것 같아 이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자연과의 소통, 새와 아들이라는 두 거대한 카테고리를 함께 사랑한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느낀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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