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 큰 조카가 침대에 엎드려서 태블릿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동그란 뒤통수를 쳐다보다가 문득, 물었다.
"**야. 고모는 **를 사랑할까 사랑하지 않을까?"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랑해요."
"엥? 고모는 비밀로 하고 있었는데 **야. 너 어떻게 알았어?" (당연히 재미로 한 질문이었으므로 낄낄 웃으며)
역시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돌아온 대답
"그건, 아주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에요."
게임배경음악이 띠딩띠딩 울리고 있는 가운데, 나는 왠지 가슴이 콱 막히고 숨쉬기가 곤란해졌다. 그리고 눈물이 하염없이.
이런 의심없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내게 있는 걸까?
가끔,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궁금할때가 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이유는, 내가 이 아이들을 만나고 사랑해야하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답할 때가 많다.
고맙다. 알아봐줘서. 쉽게 알아봐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