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요즘, 만나게된 도반같이 느껴진 친구. 내용 중 노년을 살기에 꼭 필요한 3가지가 관계, 돈, 도반이라는데 나에겐 책이 도반인가? 혼자됨을 연습해야 하고 그게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라면 책은 완벽한 도반의 조건을 가진 게 아닌가. 고미숙 선생님의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에서는 미션, 밥, 공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창의적이고 담담 자유 유쾌하게 노년을 살아내시는 주인공 7분 중 가장 맘에 들던 내용은 의외로 김담님.
(가려내기 쉽진 않았던 건 여성들의 파이팅 때문이었다. 할머니의 고정관념 이미지를 벗겨준 분들이 다름 아닌 밀양할매들이셨기 때문이다. 힘- 생명력- 지혜 그 이상의 파워풀한 할머니들의 따뜻함! 이것이 바로 길고 긴 가부장제 외 마녀사냥에서도 살아남은 여성 승리의 증표이다.)
남자 갱년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해주었는데 미국에서 주류로서 성공과 실패의 인생의 굴곡을 모두 경험하고 한국에 와서 딸둘이 결혼한 뒤, 도시에서 살고 싶어했던 부인과 쿨하게 졸혼을 결정. 자신은 시골(상주)에 내려와서 집 짓고 동네 할매와 카페 쥔장 여친과 수다 떨며 자유로운 소소한 삶을 살고 있다는 김담님은 딱 봐도 자유영혼과이시다.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구술채록의 도구를 써서 그런지 무척 재미있게 읽혔다.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고... 부모 가족 자식에 매여 살다 요양원에서 삶을 마감하는 정형화 도식화된 인생의 결말을 상상하는 부정적인 그림보다 아방가르드한 삶을 창조해야 한다면. 하고 싶다면. 읽어서 도움이 될 책임을 확신한다.
we21은 또한 자원활동을 하는 여성에게 심리적 애착과 귀속감을 주는 동시에 이들로 인해 특정한 장소성을 획득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묻자 그녀는 이렇게 얘기했다. ˝쉼터 등에 머무는 사람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다른 삶의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또 직접 그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류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 또한 we21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죠.˝ (250p)
☞we21은 아름다운 가게의 모델이된 재활용 매장인데 탑다운 방식의 아름다운 가게와는 다른 수평적 네트웍이다. 이 부분을 읽고는 대기업처럼 변해가는 한살림 등의 생협이 바뀌어 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아름다운가게는 자발적이지 않고 생협들은 여성주의적 의식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여성역량 강화˝ 이론을 실제 사례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답은 나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