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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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가장 마음에 든다. 내용을 읽고는 나에게 아직도 남아있는 가부장제와 고정관념의 무서운 잔재에 화들짝 불에 댄 듯 놀란다. 저자는 남매를 키우는 일하는 주부다. 수유너머에서 공부하시는 모양이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주부로 더군다나 고졸의 학력으로 사는 건 어떤 면에서는 을의 입장에 많이 발 담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면에서는 남편도 있고 직장도 있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고 아들도 딸도 있는 갑일 수도 있다.

얼마전 하고싶은 일을 위해 면접을 보았으나 세 번이나 떨어졌다. 그런 일이 쌓이다보니 회의감에 투명해졌다. 경단녀라 불리는 아줌마의 현실ㅡ 애써 외면하고 피해온 진실을 깨닫고 오히려 명쾌해진 것이다. 진심 하고픈 일을 하시는 저자가 부럽다. ‘인생역전할민 한 직업이 아니라면 하고픈 일을 한다‘는 문장을 나도 실천하리라.

통계청 자료를 보다가 사교육비 지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걸 발견했다. 더불어 가정폭력 상담 건수. 이 둘의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갑자기 궁금하다. 심지어 강남에도 맞고 사는 여자들이 많다는데. 사교육 카페에 가보면 열성 엄마들이 드글드글하다. 출산율이 낮아질수록 사교육열은 높아질 것이다. 순환하지 못하고 발산되지 못하는 여성 삶의 에너지, 울화와 분노를 풀지 못한다면 아마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많이 공감하고 배웠다. 계속 싸우는 자들, 행복하여라!

더이상 엄마들이 아프지 않은 세상을 위해, 나부터 아프지 않고 울지 않는 엄마가 되는 일이 남았다. 자식이 울까봐 미리 우는 엄마가 아니라, 엄마가 웃어서 자식도 웃게 하는 그런 행복한 엄마들이 많아지는 세상. 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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