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과 나쁜 날씨 민음의 시 218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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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떠올리다. 일요일은 지루했고 그래서 함부로 보냈고 나는 나빴다. 젊은 날에는 격렬하게 하루를 채우지 않으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는데 이젠 지루한 걸 즐길 줄도 아는 나이가 되었다.



늙음에는 익숙해질 수 없는
낯선 게 숨어 있다.

살구나무가 살구의 일로 무성하고
살구나무가 그늘을 만드느라 바쁜 동안,
사람들은 사람의 일로 바쁘다.

(무심코, 86p)



나는 점점 야만인이 되어가는 걸까. 낯설고 지루하고 우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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