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 사랑에서 행복을 느끼십니까, 아니면 불행을 느끼십니까, 아니면 쌍방을 다 느끼십니까?˝
˝아아 사랑이라는 것은 행복을 주려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사랑은 우리가 괴로워하면서도 얼마나 굳세게 참아 나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페터 카멘친트 중에서)



동화책 읽는 것 같다. 왠지 초딩때로 돌아가 시험 기간에 교과서 대신 몰래 책을 읽는 기분이다. 읽다보니 세간티니 그림 이야기가 나온다. 엘리자베트라는 마른 여자가 주인공의 눈에 예쁘다가 안 예쁘다가 하는데 후에 이 여자랑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걸까?


그때 미술관에서 만났을 때는 예뻤다. 그 여자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한쪽 옆에 앉아 쉬면서 목록을 들추었다. 그 여자는 내 옆에 큼직한 세간티니의 그림 앞에 서서 그만 그림에 정신이 팔렸다. (130p)



세간티니 이야기를 소설로 쓴 - 지루하고 재미 없던 - 책 제목을 떠올린다. 릴케 책에서 세간티니를 알게 되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생 lifeㅡ자연natureㅡ 죽음death> 3부작은 볼 때마다 입이 쩍 벌어진다. 자연을 사랑하다는 신을 사랑하다와 동일한 의미라는 걸 단지 쬐끄만 이미지 그림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실제 작품을 본다면 어떨까. 압도당하여 기절하거나 다리 힘이 풀려 쓰러질 수도 있겠다 싶다. 하느님을 직접 만난 이들은 두려움에 떨어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했다. 현자들은 나답게 살으라고 하는데.... 세상엔 악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본래 악하게 태어난 이는 없다는 뜻일까? 남보다 손해를 입는다고 판단될 때 사람은 악에 빠진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비교될 때 불행하다. 누구보다 어떻다, 이런 생각의 방식을 버리는 게 차라리 건강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너) 자체로서 그대로 존귀하고 고귀하고 심오하기 때문에... 자신과 진정한 친구 맺기에도 짧은 인생이기에 위대한 작가들의 자전적 이야기가 가장 훌륭하다고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페터 카멘친트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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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페이스북 segantini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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