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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ㅣ 펭귄클래식 97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재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10월
평점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테의 수기를 오랜 시간 읽었다. 그리고 이제 다 왔다. 행복하면서도 불행하다. 책 제목을 감히. 내가. 붙인다면 ˝천국에서 온 말테, 그 자신 릴케의 수기˝라고 하고 싶다. 신에 대한 투정섞인 어리광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펭귄클래식 책이 열린책들 책보다 좋았던 이유는 뒷부분에 실린 역자 김재혁님의 ‘말테의 수기를 읽는 법‘ 그리고 에곤실레의 자화상이 표지 그림이기 때문이다.... 릴케는 갔지만 나는 그의 불안하고 청명한 천재적인 영혼과 함께 있다. 죽기 1년 전 직접 썼다는 묘비명.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겹겹이 싸인 눈꺼풀들 속
익명의 잠이고 싶어라.
230p

오 내게는 단지 조그만 것이 결여되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않으면 나는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시인할 수 있으련만. 한 걸음만 더 떼어 놓으면 나의 깊은 고통이 더없는 행복이 될 수 있으련만. 그러나 나는 바로 이 한 걸음을 뗄 수가 없다. 나는 쓰러져 더는 몸을 일으킬 수가 없다. 내가 부서진 까닭이다. 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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