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를 넘어서 - 여성들의 해방 철학을 향하여
메리 데일리 지음, 황혜숙 옮김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딱히 뭐라 명명하지 않아도 답답해지는 때가 있다. 마치 대공원의 다람쥐통을 타는 기분과 비슷한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텁텁한 공기마냥 물컹하고 숨이 막히는 중이다. 이건 아닌데...하는 순간들. 뻥 뚫어줄 압축기가 필요하다. 이책과의 우연한 그러나 필연적인 만남이 그와 비슷한 것 같다. 급진주의 페미니스트 철학자 메리 데일리Mary Daly (1928~2010). 여성철학자라고 말하는 것은 남성철학자라고 말하는 것과 왜 같지 않은가. 여성작가와 남성작가는 건 왜?


여성주의와 가부장적인 종교의 파괴적 상징이 갖는 필연적 상반성과 더불어 여성의 삶과 남성의 그것이 떨어질 수 없기에, 따라서 여성해방을 논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해방과 관련이 있다. 경계에 놓여있기. 비존재로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것. 성차별을 위해 스스로 헌신하기 / 실존할 용기와 깨어있음. 혁명과 잠재성 갈망. 여성이 되어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여성들이 되어감(Women becoming)의미는 보편적인 인간이 되어간다는 뜻이며(55p) 현실의 시점에서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남성지배적 문화형태가 우리 관점과 질문과 창의성을 제한하는 것을 단호하고도 심층적으로 거부하는 일이다.(56p)


존재하려는 용기. 인식. 자아실현 - 그러나 우리는 여성 혁명을 논하며 신의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 인간 존재 안의 내포된 기본 질문은 운동의 급진적 잠재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여성주의의 새물결은 절박하게 다면모적이 되어야할 뿐 아니라 그 비전이 우주적이고 궁극적으로 종교적일 필요가 있다. (88p) 따라서 나의 주된 관심과 페미니즘 관점도 여성신학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남성 성직자 위주의 영적상담이나 진보적 논문 등 낙태에관한 반대 자료의 한계는, 첫째 서로의 삶이 밀접하게 연결된 여성들의 삶과 경험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지 않는다. 둘째 기득권을 가진 특권 계층 상황에서의 논리이다. 아직까지도 임신 및 육아의 수고와 책임이 거의 여성에게 주어져 있다. 남성 중 적지않은 이들이 원하지 않는 임신에서 상대를 (져)버리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진정한 종교는 두려움과 죄의식을 줌으로써가 아니라, 종국에는 낙태를 문제시하지 않을 개인적, 사회적, 기술적 창조성을 고무함으로써 낙태를 초월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8p



번역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나의 무지만큼 깨달음이 컸던 시간이었다. 특히 낙태에 관한 내용, 삼위일체의 여성주의적 해석, 동정녀 마리아에 관한 주장들은 급진적이나 공감도 되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무식하게 살아온 삶이라니.... 이제라도 인간 해방에 동참하게 되어 감사하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182~185쪽 에선 그림까지 그리면서 읽었다! (독서만담에서 말하는 격렬한 육체적 사랑으로의? 책읽기)
깨우침은 사랑이다.

여성들의 운동들이 지향하고 찾고 구성하는 것은 근본적인 것, 항살 현재적이고 미래적 반그리스도Antichrist 가 된다. 그것은 위대한 침묵을 깨고, 여성 지부심을 고취시키고, 여성 역사를 회복하고, 여성 존재를 치유하여 개방된 여성 존재가 되는 것이다. 1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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