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 행복한 공간을 위한 심리학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영화는 비거 스플래쉬다. 틸다 스윈튼이 남친과 떠난 이탈리아 어느 작은섬 - 화창했던 하늘, 바람소리, 조용한 바다와 돌섬들, 고풍스런 도시. 만날 인연은 꼭 만난다고 하였나! 찜한 지 한 2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이제사 제대로 읽었다. 마침 내용 중에 미로와 미궁을 설명하면서 미노스 왕의 이야기가 나온다. 너와 나는 아드리아네의 실처럼 엮여 있었던 거야. (나 아드리아네고 책은 테세우스? -.-) 우리를 만나게해 준 문장 아래.

 

치유의 공간은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을 지닌 곳은 바로 우리 뇌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029p

 

 

공간과 건축에 관한 심리학적 치유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시청후촉각 즉, 오감각과 면역이 치유에 어찌 작용하는지 사례와 전문용어들이 꽤 담겨있다. 결론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고립되지 말고, 자주 안아주고, 자연과 접하고, 햇빛을 보기 또 격렬한 운동보다 매일 30분씩 걷기. 부부싸움하지 말고 차라리 피하기, 시끄러운 소음보다 음악이 좋고, 언제 어디서든 잠시 여유를 가지고 기억과 감각의 세포들을 인식하자. 그러면 자신만의 치유의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기만의 방이 있는가? 어디에서 가장 편안하고 치유받는 느낌을 받는가? 나만의 치유공간은 어디인가?

 

 

면역/바이러스 학자인 조너스 솔크가 이탈리아 중부 도시 아시시에서 체험을 바탕으로 만든 솔크연구소.

 

 

 

 

 

알츠하이머치매에 관한 친근한 설명이 있어 좋았다. 기억이 나를 만든다(217~224p)고. 그런데 치매에 걸려 나를 잃어 버린다. 인생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자신이란 친구를 만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인데 나를 잃어버리다니... 독서하고, 글 쓰고, 잘 먹고,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교류하며 사는 게 예방법이라니 더 할 말이 없긴하다. 누구도 자신의 건강을 담보로 내기를 해선 안 되는 것이다.

 

오감이 예민하다고 느끼지만 특히 내 후각이 그렇다. 도서관에서 오래 앉아있을래도 담배 냄새가 나면 못 견디겠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이한테서 나는 담배냄새를 더 못 참겠다. 남자의 향취를 좋아한다면 그 남자를 진짜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뭔가 상관이 있는 것 같다. 여러가지 일들이 떠오르지만 생략.

 

 

특정 냄새가 특정 기분과 연결되는 일이 여러번 반복해서 일어나면 그런 조건형성이 이루어지고, 감정이 강력하다면 순식간에 조건형성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좋은 기분이든 나쁜 기분이든 한 가지 기억을 통해 한가지 지각과 짝지어지면, 그 두 가지를 떼어 놓기란 무척 어려워진다. 1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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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3-02 0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담배 피우는 분들은 자신의 담배 냄새가 남들한테 직간접으로 피해를 준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흡연은 일종의 습관(화된 행동)이죠. 습관은 때와 장소, 주변 환경을 가리지 않는/못하는 행동 양태랄 수 있고요. 흡연이 습관화된 건 또 중독인 것이고요. 중독이란 자기자신의 의지로도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행위 양상이고요. 그렇다면 흡연자들은 니코틴 중독 환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결론은 일단 생리적, 행동·행위적 측면에서 의학적으로 뇌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흡연자는 더 나아가 정신의학적으로도 환자로 분류될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신경생리학적 중독 증세는 정신적으로 통제가 잘 안 되기 때문이고, 그 때문에 정신 작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위에서 말했듯이 자신의 흡연이 남들한테 피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은 (혹은 알고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결국은 자기묵인에 빠지는 것은) 일종의 정신 질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명백히 나쁜 것인데 나쁘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그걸 알고도 자기묵인에 빠져 나쁜 행위를 계속하는 것이니까 정신적 병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추론적 진단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죠. 엄밀하고 객관적인 진단을 들이댈 경우 우리는 모두 환자가 아닌 경우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우리는 모두 잠재적 환자들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모든 측면에서 순수하고 건강한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Dora 2017-03-02 13:09   좋아요 0 | URL
담배향기와 좋은 기억이 합쳐졌었더라면...별 상관이 없겠다 싶네요^^ 누구나 잠재적 환자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