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게네프에게서 미학만이 존재한다고 알았었는데 사회성 담긴 목소리가 아름다움에 묻혀서 잘 느껴지지 않았던 것... 단편집에서 좋았던 순서는 파우스트- 푸닌과 바부린- 사랑의 개가- 짝사랑-꿈 이다. 파우스트는 말할 것도 없이 많이 언급 되는 편이라 놔두고, 사랑의 개가는 투르게네프가 죽기 2년 전 1881에 발표한 작품이다. 읽으면서 굉장히 몰입했는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하는 이국적인 매력이 강했다. 점심을 마치고 저녁녘에 별장 테라스의 올레안도르와 계수나무 그늘에 앉아서, 무이츠는 마침내 자기의 여행담을 시작했다.109p이 문장 중 올레안도르가 뭘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찾아 보았다. 협죽화 oleander. (사진) 이거 같다. 주로 열대나 아열대에 사는 독성을 가진 나무. 독이 있어서 제주도 거리에 심어져 있는 협죽화를 다 뽑아버렸다는 실화도 있다고. 올레안도르가 이 소설의 복선이지 않았을까... 뭔가 굉장한 걸 발견한 ㅡ 뿌듯한 느낌이 든다! 혼자! 또 이태리 서북부 페르라라 Ferrara 지명은 페라라가 맞는 표기라고 함. 여러 아주 오래된 듣보잡 러시아 작가와 작품들을 작품 곳곳에 심어 놓은 것이 공감은 안 되어도 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