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 - 편리한 마트 뒤에 숨은 자본주의의 은밀한 욕망
신승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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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마트에서도 윤리적 소비가 가능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우회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이해하기엔 마트에 가지 말라는 소리로 들린다. 착한소비, 윤리적 소비, 공정무역, GMO반대, 환경생명살림에 적극 동참하고자 하는 생협 조합원으로 솔직히 집에서 가까운 마트가 없어진다면? 많이 난감할 것 같다. 물론 단지내 장이 서고, 생협매장에도 가고, 농가와 직거래해서 꾸러미 배달도 받지만 여전히 마트를 끊지 못하고 있다. 그저 재료에 대해 꼼꼼하게 살피거나 양심없는 대기업 제품을 불매 하는 정도... 눈 앞의 싼가격에 혹해서 높아져가는 물가에 살 떨리면서도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그러나 늘 찝찝하고 L마트 ㅆ*** 욕을 하며 카드를 긁으며 죄책감이 드는 나는, 어떻게 단호하게 이 마트를 끊을 수 있을까? 동네 슈퍼에서 사장님과의 소통과 관계가 싼가격의 편리한 유혹을 이기는 그 날이 언제올까?

 

앞서 읽은 아들러의 <행복해지는 관심>에서 개인의 열등감과 우월 컴플렉스가 가져오는 각종 정신질병을 치유해주는 것이 공동체성, 연대성이라고 했다. 개인화 되고 관계가 끊어지며 단지 자본주의 노예=소비자로 길들어져온 우리에게 자살율이 1위이고 정신질환자가 늘고 있는 것과 마트, 아파트의 관계...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마트에서는 물건이 순환과 흐름 속에 있지 않다. 동결되거나, 고정되거나, 불변하기에 물건이 영원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다는 착각과 믿음, 환상을 준다. 이러한 점에서 마트에서의 소비주의는 상품 물신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80p

마트는 나눔과 연대 정신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고용하고 있는 제3세계 농부들과 노동자들의 저임금 체제와 고혈을 대사로 소비자가 저렴한 소비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래서 마트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찾는 다는 것은 바늘구멍에 낙타가 들어가는 일과 같은 상황이다. 103p

마트에서 가장 요직에 있는 캐셔가 마치 주변 허드렛일처럼 간주되는 현실을 역설적이다. 부드러운 사랑의 정서가 있는 한 가정의 어머니들이 마트에서는 외면적인 친절함을 강요 받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감출 수 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된다. 감정 노동이 센 곳인데도, 고용의 질이나 임금, 복지수준은 한없이 낮기 때문에 캐셔들은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 106p

속도를 내서 소비를 하고 생산을 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속도를 내면 장소성이 파괴될 뿐 아니라, 동시에 장소와 일체를 이룬 관계와 의미가 실종한다. 즉 사람들과의 관계가 성숙하고 풍부해지는 데 필요한 느림과 여백이 아니라, 그저 성공이나 승리를 위해 지나쳐야 할 풍경으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다.1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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