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래
이광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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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매춘부는 침대로 끌어들일 수 있다
-벤야민 <일방통행로> 13번지 중 일번


이광호 작가님에게 호기심이 생긴 건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에 쓰인 소개글 마지막 한 줄 때문이었다.˝서점의 어느 코너에도 꽂혀 있기 어색한, 장르적으로 불분명한 글을 쓰는 일에 종종 이끌린다.˝

장르가 불분명한 글을 쓰는 일에 이끌리는 이광호 작가님께 나는 끌렸고 급기야 사랑의 미래를 침대로 끌어들이다.....

그녀의 시간 속에 ㅡ 그의 시간 속에서
(책의 순서는 바뀌어 있다. 그녀가 먼저 나왔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첫문장은 ˝사랑하는 자는 하나의 장소를 만나고, 다른 계절로 떠나야 한다.˝ 이고, 마지막 문장은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겠지만, 내 걸음이 당신의 미래에 이르게 된다 해도 당신 놀라지 말아요.˝이다.

사랑한 그녀는 하나의 장소(그)를 만났고 그의 미래라는 다른 계절로 가는 것인가. 그의 계절은 여름가을겨울봄 중 어디쯤이 될까. 그는 어디에나 있고 또 어디에도 없다. ♥그녀는 그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키스라는 사건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이다. 키스의 순간은 현실적인 시간, 물리적인 시간, 일상의 시간을 넘어서 흘러넘친다. 그 범람의 감각 속에는 남자와 여자, 처음과 끝, 과거와 미래, 삶과 죽음이 혼융되어 있다. 47p

`당신`을 포기하는 척하는 것은, `당신`에 대한 배려일까? 아니면, `당신`을 다시 만나려는 전략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척 할 수 있을까? 진심을 다해, 사랑하지 않는 척하는 것은, 가장 힘겨운 진심이다. 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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