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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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글이 다 날아갔다. 월든, 소로, 정여울 작가에게 빠져들었던 한시간의 글이 모두... 하지만 게의치 않고 새로운 창작을 다시 하리라! 막연하게 월든을 읽던 시절에는 소로는 딴 세상 사람이라 여겼다. 그의 세계관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행이 돌고 도는 것인지 가드닝, 텃밭, 미니멀리즘, 제로웨이스트 등이 트렌드인 시대가 오면서 월든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통해 멀게만 느껴지던 소로의 삶이 뚝딱 내 앞으로 다가온 것 같다. 전혀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위안이 된다. 소로의 인생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작가님께 감사하다. 마음에 닿는 곳에 밑줄을 그으면서 내가 조금 지쳐있다는 것도 알았다.

저자가 콩코드에 직접 방문하여 찍은 사진들은 아름다웠다. 전자책이 나온다면 다시 구매하여 읽고 싶은 정도다. 정여울 작가가 서랍에 월든 호수를 두고 강해진 것처럼, 나도 이북 속 사진들을 보며 튼튼해질 계획이다.

나는 소로의 미니 석고상을 하나 사고, 심플리시티 simplicity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목걸이를 하나 샀다. 51p


모두가 여름일지라도, 나만은 봄이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99p


농사지어 요리하여 먹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그렇게 아낀 시간을 자연 속의 산책과 독서와 글쓰기에 쏟아 붓는 것.149p



소비를 줄이고 인문과 예술을 채우는 삶. 물건은 줄이고 대신 책을 산다든지,(이건 자신있다) 육식대신 채식, 환경을 위해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 철저히 하기 등 실질적으로 월든의 삶을 현재에서 이루어내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 월든을 일상으로 초대하는방 법. 우리에겐 실제 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하여 소박하고 진실된 관계, 자연과 가까이한 시간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나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융의 개성화처럼 중년부터였을까.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사는 인간(350p) 이 최종 목표일 것같다. 자본주의와 거짓된 자아로부터 오는 욕망로 부터 맞설 용기와 열정이 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소박하게 동네 걷기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 소로가 정여울 작가의 멘토가 되었다면 이 책은 우리에게 멘토가 되어줄 것임에 틀림없다. 힐링을 넘어 용기를 주는 책이다. 생계도 자유도 무엇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나 자신을 사랑하자." 나만의 월든을 찾아가고 싶다는 희망이 꿈틀거린다. 감사합니다.

책속의 책 정리. 읽어보고 싶다.

독일 이데올로기, 명랑한 은둔자, 야생의 위로, 타샤의 정원, 타샤의 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도 과연 내길이 맞는가 의심하며 자신을 괴롭혔는지요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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