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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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며 숲 향기가 나는 듯하다. 박솔뫼, 작가 이름 또한 그렇다. 익숙한 호텔 이름이 보였다. 늘 한해의 마지막 밤, 한해의 첫 아침을 보내고 싶은 나만의 케렌시아였는데. 책 속 주인공은 이미 '나'가 되어 있다. 또 한장을 넘기면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윤여일 작가의 책에서 보았던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에 관한 내용이었다. 텐트 연극은 어지러운 사회에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 소신. 예술의 힘. 연극이란 존재 - 적어도 내 생각은 그랬다. 사쿠라이 다이조와 온양관광호텔과 숲.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된걸까?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해 준 <우리들의 사람들>과 나 그리고 박솔뫼 작가. 지금 여기 나의 케렌시아는 바로 <우리의 사람들> 안의 상상의 4차원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장을 넘길수록 정영문 작가를 떠올리게 되었다. 나의 최애작가님이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귀여운 시같다. 쓸쓸한 웃음은 없지만 대신 허탈한 미소나 약간의 온기도 느껴진다. 아직 책을 읽고 있다. 천천히 박솔뫼작가에게 다가가고 싶어서다. 아주 천천히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다.


이월 말부터 삼월을 지나 사월 초까지 나는 꿈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들과 잔잔한 사투를 벌여나갑니다.

건널목의 말 중에서. 55쪽.


나는 매일 꿈을 꾸고 매일 꿈을 기록하고 회사일을 하기 싫고 호텔에서 한낮을 느긋하게 보내고 싶다. 건널목의 말처럼 나도 그렇게 매일 일기를 쓰고 부산의 호텔에서 한여름을 낮을 맞이하고 싶다. 현실인지 꿈인지 아무도 모를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호텔의 빳빳하게 풀먹인 흰 커버 위에 누워 책 속의 주인공들과 대화하며 그들에게 답장을 쓸 것이다. 올해의 여름 휴가는 이미 정해진 건가. 너무너무 기대된다.

+클럽창비제3장에 뽑혔다. 창비를 계속 사랑할 것같다. 넘넘 좋다. 나에겐 창비가 있다. 외롭지 않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참고자료를 써주어 좋았다. 다 읽어보고 싶다. 창비소설선을 한권한권 차례로.

친구들이 숲에 갈 것이라고 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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