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 33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 1
이광식 지음 / 들메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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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의 전시회였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라는 작품 앞에서 망연자실 10여분 간을 멈춰 서있던 기억이 난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도 물었던 위 질문이 이 책에도 나온다. 책 속 33개의 질문은 저자가 전국을 다니며 100여차례 한 특강에서 가려 뽑은 것으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라 한다.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 그리고 미쳐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들도 있었다. 전시회에 머무르며 그림을 바라보았던 그 시간이 잊혀지질 않는다. 고갱의 그림이 혼란스러웠던 나의 정체성과 인생에 대해, 태어남과 죽음에 대한 답을 알려주길 기다렸던 게 아닐까?


삶이 때로 우울할 때, 절망스러운 느낌이 들 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초속 30km으로 태양 둘레를 달리고, 우주는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려주기 바란다.

9p 머리말 중에서



차를 살피니 귀엽게도 <우주 맛집 차림표>라고 쓰여 있다. 우주 맛집의 메뉴가 총 33가지인 거다. 또 각 장의 사이사이에는 <우주 졸음쉼터> 라는 짤막한 부가 질문과 설명도 배치해 놓았다. 가벼운 책의 무게도, 아기자기한 그림 편집도 천문학이라는 학문이 주는 무게감을 덜어주려는 듯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33가지 모든 질문이 흥미롭다. 두 번째 질문을 펼쳐보았다. 빅뱅bing bang이란 대폭발이다. 놀랍게도 빅뱅이론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조르주 르메트로 라는 가톨릭 신부였다. 그는 우주의 맨 처음이 아름다운 불꽃놀이처럼 시작되었다는 팽창우주 모델을 말했다. 빅뱅 이론이 100년도 안 되었다니. 우주의 드넓은 신비를 파헤치기에 인간은 너무나 보잘것 없는 존재 아닐까? 신부로 또한 과학자로 살았던 르메트로의 인생은 어땠을까? 이성과 신앙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남긴 한 문장을 알려주고 싶다. " 진리에 이르는 데는 두 길이 있다. 나는 그 두 길을 다 가기로 결심했다." 이쪽 저쪽을 선택하지 않고 두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리라. 부러울 뿐이다.


전문 용어를 잘 몰라도 쉽고 재미있게 천문학에 한발짝 접근할 수 있다. 저자의 차분한 설명과 다정한 말투가 마치 자상한 과학선생님께 수업을 받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철학과 신학과 천문학은 상반되는 분야가 아니라 결국 하나의 길로 통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달을 바라보며, 별을 쳐다보며 힘든 하루를 마감할 때 위로 받는다. 하늘을 쳐다 보며 우주를 떠올리는 건 지금 이 순간 괴로움과 외로움을 날려줄 특효약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에게 처방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3개의 질문과 답변을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서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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