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작가의 마니아가 되다. 님의 두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기 전에 쓰는 글들> 에 더 마음이 간다. 마치 청록색 호수에 발가락을 조금씩 밀어넣어 차가워지는 듯하다. 상상한다. 시원하지 않은 가을, 구지 발을 담그지 않아도 되는 서늘함이 느껴지는 청록 빛깔 호숫가에 있다.

페르소아의 책을 뒤적인다. 님이 적어놓은 문장의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 잠이 오지 않는 밤과 페소아와 허수경. 가기 전에 써놓은 글들이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밤과 불면증과 페소아와 커피. 낮에 커피를 마셨다. 바닐라 라떼. 동네 구석진 조금 낡은 카페. 두 방문객은 결혼과 남편과 친구 이야기로 이 작고 자그마한 카페에 어울리지 않는 수다를 채운다. 커피와 여자와 수다와 책. 수다 덕분인지 나는 더더 책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내일도 모레도 그곳에서 그책을 찾아 읽고 싶다. 나만의 비밀스런 미션이다.

<두 방문객>과 바닐라라떼 동네 카페와 불면증과 페소아와 허수경. 비까지 내리니 더할나위없이 완벽하다. 오늘은 수요일이다ㅡ 지금은 밤이다. 왠지 자꾸만 단어들을 나열하고 싶어진다. 단어들 사이에 나를 꾸겨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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