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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마음대로 - 나를 멋대로 조종하는 발칙한 뇌의 심리학
코델리아 파인 지음, 송정은 옮김 / 공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실험심리학 관련 책이라서 배송받았을 때부터 내 맘을 두근두근 하게 한 책. 심리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심리'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이 책은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뇌 마음대로』라니, 도대체 우리의 뇌의 어떤 부분을 이야기 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뒤로 하고 목차부터 펼쳐봤다. 자만하는 뇌, 감정적인 뇌, 부도덕한 뇌, 망상하는 뇌, 고집불통인 뇌, 비밀스러운 뇌, 의지박약인 뇌, 편협한 뇌로 총 8가지의 종류에 대해서 적혀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빠르게 읽기 시작했다.
각 소재목에 맞게 쓰여진 내용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인지오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실험을 한 예시와 증거물로 그 실험 논문들을 그 증거로 대고 있다. 우리의 아주 일상적이면서 평소에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부분을 잘 찝어내어 불편한 부분을 이야기한다. 잘 읽어보면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인지과정을 거치는지, 어떤 인지 오류(고정관념, 편견, 자기개념 등)을 일으키는 지를 다양한 실험을 근거로 내세우며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양한 실험의 이야기로 상당히 흥미로웠다. 내가 아는 실험들도 많이 있었지만, 이제껏 몰랐던 실험들도 많이 예시로 들어줘서 머리에서 '아하!' 라는 소리가 몇번이나 들리곤 했다. 평소에 인지오류에 대해서는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고 그러한 인지오류가 얼마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그 인지적 개념이 얼마나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서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던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어하는지 등도 나의 관심거리이기 때문이다.
『뇌 마음대로』에서 조금 아쉬웠던 것은 '번역'이었다. 심리학전공자가 번역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은 내가 아는 실험에 대해서 설명하는대도 불구하고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못 알아들어서 글을 한 자 한 자 읽어야 할때가 꽤 있었다. 특히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은 아주 유명해서 나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나와있는 실험 설명은 너무나 내 기대에 못미칠 정도의 번역이어서 그 부분은 스킵했던 기억이 있다. 그 외에도 단어 선택이라던가, 다른 실험의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미흡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차라리 원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조금 들었다. 조금만 더 매끄러운 번역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 많았다.
책의 내용은 다양한 실험으로 나의 흥미를 자극하고 돋구는데 성공했다. 요즘에는 심리학도 하나의 전공보다는 연계시켜서 연구하는게 많다. 이 책의 내용처럼 인지실험심리라던가, 인지행동치료와 같이 2가지 분야를 엮어 좀 더 융통성있게 연구해나간다. 번역은 아쉬웠지만 배울부분도 많았고, 다양한 심리학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나는 오랜만에 즐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