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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성공하기 - 달팽이처럼 조금 천천히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김희정 지음 / 럭스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달팽이처럼 조금 천천히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을 본 순간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내 나이에도 늦다고 생각한다. 아직 20대 후반이 갓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이 제대로 없으면 늦었다고 얘기한다. 지금 꿈을 위해 대학원을 가겠다고 하노라면 말은 안하지만 늦지 않았냐고 한다. 왜 대학교 나오자마자 가지 않고 이제야 가냐고. 사실 그 이유에는 우여곡절이 많지만 접어두고, 나에게도 늦다고 늦다고 얘기하는 많은 사람들덕에 왠지 이 책이 끌렸다. 이 사람은 얼마나 늦게 성공을 했을까?
우선 겉표지에 보면 폴포츠, 무라카미 하루키, 메들린 올브라이트의 이름이 보인다. 난 폴포츠라는 이름을 듣자 순간 궁금해졌다. 스타킹에 보면 고교생 폴포츠, 제 2의 폴포츠 하면서 이 사람의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한다. 대략으로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이 사람이 유명해졌길래 수식어처럼 오르내리나 했다. 물론 그 궁금증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금새 해소되었다. (첫장에 있었기에 ㅋㅋ) 폴포츠는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어서 음반회사에 문을 두드렸지만 연신 거절당했다. 못생긴 얼굴, 뚱뚱한 몸매, 어눌한말투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국 스스로 돈을 벌어서 오페라 스쿨에 등록하고 파바로티로 인정을 받게 되지만, 충수염으로 입원했다가 양성종양이 발견돼 오랜시간 병원에 신세지게 됐다. 같은 해 자전거 사고로 쇄골뼈 골절을 당하고 다시는 노래를 부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꿈에서 멀어져갔지만 폴포츠는 포기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일하며 합창단원으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오랜 망설임끝에 '브라튼즈 갓 탤런트'에 원서를 넣고 우승하게 된다. 이와 같이 수많은 좌절 속에서 결국 이뤄낸 폴포츠의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졌으며 왜 수식어처럼 그의 이름이 따라나오는지 알 수 있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는 방식에는 귀천이 있다. 장인이란 직업이기보다는 살아가는 방식이다. 직업은 중간에 그만둘 수 있지만, 자기가 살아가는 방식은 그만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느리게 성공하기>에는 폴포츠 이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 조앤 롤링, 코코 샤넬, 제인 구달, 앙리 루소, 한비야, 비비안 웨스트 우드, 짐 모리스, 박완서, 거스 히딩크 등 총 22명의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와 작가의 느낌이 더해진 비유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이야기와 나이를 먹고 늦게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세션과는 상관없이 뭉클한 감동을 전함에는 분명하다.
이 책 굵지 않다. 내용이 많지도 않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풍부하다. 작가가 중요한 살만 뽑아내서 엮은 스토리인만큼 내가 느끼는 것은 그 배가 됨에는 분명하다. 오랜만에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혀지게 된 책을 발견했다. 이야기도 구절들도 너무나 예쁘고 마음에 와 닿아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이와 현실, 주변인들의 눈치로 주저하고 있을 것 같다. 자신이 늦다고 아니면 하지말까 싶기도 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싶기도 한 그런 사람들. 이 책 한 번 읽어봤음 좋겠다. 아마 자신의 아둔함에 머리를 한대 쥐어박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꿈을 더 이상 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꿈의 성취에 있지 않고 바로 꿈꾸는 일 그 자체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