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쁘리띠 뻐허리 - 나쁜나라 네팔에서 배운 착한 사랑
반영난 지음 / 반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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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한 자원봉사자가 네팔로 떠나 가장 천민인 뻐허리족과 지내온 이야기이다. 자원봉사자라고 하면 보상을 바라지 않고 도움의 마음으로 그 누구든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이다. 영난씨는 네팔이란 나라로 정해서 달려갔다. 자원봉사자로 자청해서 그들을 돕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사실은 자원봉사자가 자원봉사를 한 것보다 더 많은 마음과 사랑, 그리고 치유를 받아온 것 같은 책이다. 너무나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의 마음에 오히려 더 품고 돌아오지 않았나 싶은 예쁜 향내가 가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도망치듯 떠났다고 하는 영난씨는 네팔로 가게 됐다. 헤드오피스에 도착해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네팔식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산토스선생님께 예쁜 이름이 얻고 싶다고 pretty name을 원한다고 말했다가 정말 이름이 '쁘리띠'가 되었다. 그리고 뻐허리는 영난씨가 있던 마을사람들의 성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카스트 중에서도 가장 낮은, 아니 아예 속하지도 못하는 언터쳐블, 불가촉천민중 하나인 뻐허리 족들이 모여사는 곳. 그 천하다면 천한 이름을 자랑스럽게 성으로 붙힌 영난씨입니다.

 

 

 

 

 

 

 

- 아주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면 말이야 그때도 니가 날 기억할까? 

- 네, 미스

- 아닐거야, 못할거야

-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

- 어떻게 기억해. 십년 후, 이십년 후인데. 구구단도 못 외우면서

- 머리는 못해요. 마음이 기억해요

 



 

 

 

 

 

영난씨가 보여준 네팔은 이, 벼룩, 진득이 등이 널려있는 지저분한 곳이었다. 거리에는 개도 50m 지역마다 널려져서 자고 있고 화장실이 없어서 풀숲이나 개울가에 응가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길을 걸어갈 때 특히 사람들이 없는 풀숲은 더욱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화장지를 쓰비 않고 손으로 뒤를 처리하기 때문에 화장실에는 물통과 바가지가 있다고 한다. 조금 더 현대적인 곳엔 좌변기와 그 옆에 무릎 높이의 샤워기가 있는데, 저자는 왜 샤워기가 이렇게 낮게 달아놓았나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면서 썼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샤워기가 아니라 일종의 비데이다. 대변을 본 후에 처리할 때 쓰는. 이런 웃지 못할 사연들도 많은 네팔. 그리고 우리나라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들이 많았다. 긍정의 의미를 말할때는 고개를 좌우고 흔든다고 한다. 우리나라랑 반대. 그외에도 빨래, 학교, 음식, 생활... 등등.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것보다 영난씨는 이 책에서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과의 소통을 보여줬다. 지내면서 그 아이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영난씨와는 어떻게 친해지고 가까워지는지... 등등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도시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때가 많이 묻었다면, 여기 아이들은 아직 농촌 아이들처럼 순수한 느낌이랄까? 어릴때부터 힘겨운 생활을 해서 그런지 내면도 성숙되어 있어보였다. 영난씨 덕분에 이 아이들을 알게 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아이들이 크면서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라는... 낯선 그들을 사진과 글로 만나는 이 시간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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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로망, 교환학생을 가다! - 발랄한 여대생 펄의 미국 교환학생 체험기
권진주 지음 / 이젠미디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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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학교때 나도 교환학생을 잠시 꿈꿨었다. 학사행정은 입학때부터 나름 열심히 보고 혜택 받을 수 있는 건 다양하게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교환학생만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외국인이니까 학교에서 지원해준다고 해도 돈도 많이 들꺼고 두번째로 영어의 압박. 우리나라 사람은 초등학교때부터 아니 요즘은 그 전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여전히 두려워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지금도 ㄷㄷ;) 어쨌거나 대학생때는 그런 두려움때문에 시도해보지 못했는데, <대학생들의 로망, 교환학생을 가다>를 읽어보니 왜 안 갔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저자 pearl은 미국에 친인척도 없이 그저 가고 싶은 욕구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그리고 그녀가 미국학교에서 지내면서 알게 된 지식들, 문화들, 다양한 이야기 꺼리들이 이 책에 응집되어 있는 것이었다. 교환학생 다들 꿈꾸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했는데 이 책 한 권이면 꿈꾸던 일을 시도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어쩌면 너도나도 갈 수 있겠다며 갈지도 모르겠다.

 

 

 

  

  

 

우선 이 책의 장점은 정보가 많으면서도 경험담위주로 지루하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에 여러 가지 문화적 경험들이 담겨있으니 읽는대도 부담없이 딱 좋다. 우선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시험을 쳐야하는데, 그 준비과정부터 차례대로 나와있다. 그리고 미국학교에서 가서 지내는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면, 룸메이트와의 관계라던가, 파티문화, 수업스타일, 교수님과의 관계, 동아리 등 다양하게 얘기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룸메이트를 정하기 전에 자기 생활 스타일에 대한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한다고 한다. 잠은 언제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친구는 어느 정도까지 데려와도 OK인지 등의 생활습관을 체크해서 룸메이트를 선정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동아리 활동을 억지로 이름있게 하는게 아니라 정말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여러 가지를 즐긴다. 어느 동아리에 있다는 이름이나 내새울 만한 꺼리로 삼는게 아니라 그저 피아노 동아리, 하키동아리, 미식축구 동아리를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 뿐이다. 게다가 운동도 한두가지는 다들 하기 때문에 운동 동아리도 참 많다는 점!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게 이런거였다.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자연스럽게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다양하게 즐기는 멋진 모습말이다! 그 외에도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많이 찾아뵙고 모르는거 물어보고 레포트 초안으로 어떨지 확인도 받으면서 서로 돈독해지는 관계의 모습도 멋졌다.

 

펄이 특별나거나 뛰어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우선 연대생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머리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신경쓰일 수도 있겠으나 미국은 머리만 좋다고 되는건 아닌 것 같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로 스스로 찾아서 해야하는 곳이랄까? 그게 매력인 곳이 미국땅 아닐까 싶다. 두려워하지 말고 이 책을 보면서 자신도 할 수 있다고 믿고 많은 학생들이 경험을 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미 대학교를 졸업한지라 어렵겠지만 ㅠ _ㅠ 앗 그리고 이 책에는 교환학생이 끝나고 인턴쉽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있고, 각 대표 대학교들마다의 교환학생 뽑는 기준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적격인 이야기가 아닐까한다. 자자, 생각만 하지 말고 무브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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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여행 -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박선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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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의 손유진양(=손양, 유진)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 나도 저런 어머니;ㅁ; 사실 이런말하면 우리 엄마에게 잘못하는 일이란 걸 안다. 하지만 내 진심이겠냐만, 손양을 어릴때부터 여행에 데리고 간 어머니가 너무나 부러웠다. 저자는 한 사람으로서 여행하고픈 마음과 그리고 학원보다는 많은 경험으로 내면이 성숙하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20년간 모은 돈으로 80일간의 여행을 떠났다. 그들의 여행에 안녕을 빌면서 걱정스런 마음도 함께 책장을 넘겼다. 우선 여행기이긴 하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적인 면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생각하고 보면 된다. 오히려 감성적이고 따뜻하며 에세이 같은 책이다. 7살짜리 딸래미와 여행하는 엄마의 마음, 딸에게 배우는 그리고 여행하면서 사람들에게 배우게 되는 여행자, 삶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자세의 모습들이 그려져있다. 엄마의 눈, 즉 성인의 입장에서 보는 여행의 모습과 7살짜리 손양의 눈에서 바라보는 여행의 모습을 감상 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나?

 

 

 

 

 

 

나는 손양이 참 좋았다. 책에서 나오는 손양의 말투가 너무나 이뻐서 나도 이런 딸 낳고 싶어!! 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결혼하려면 멀은게 ㅋㅋ) 위의 사진에 있는 손양의 말을 잠시 보면 너무 귀여운 걸 알 수 있다. 손양이 처음으로 외국친구를 만나서 사귀게 됐는데 엄마가 외국인은 만나이로 치기 때문에 손양이랑 친구가 아니라 한살이 많다고 하니까 "에이, 그런게 어디 있어요? 일곱 살이면 일곱 살인거지, 뭘 그리 복잡하게 따져요?" 라고 따끔하게 말할때도 나는 철렁했다. 나는 빠른 생일이라 항상 실제 나이와 친구들 나이가 1살의 갭이 있었다. 양쪽에 낄 수도 있지만, 어느 한쪽에도 제대로 속해있지 못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냐는  손양의 말에 빵- 하고 머리 속이 터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아.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친구인거라는 사실.

 

그리고 저자가 손양을 혼낸 적이 있었다. 자신의 몫은 점심은 비둘기에게 다 나눠주고, 엄마의 몫을 당연하게 자신이 먹는 손양을 보면서 단호하게 그건 엄마의 몫이라고 줄 수 없다고 얘기했다. 손양은 엄마의 몫을 자신이 먹어도 된다고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의 배고픔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엄마라면 딸에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나는 우리가 그리고 손양이 앞으로 살면서 자신의 행복은 당연한 특권인양 누리면서 다른 사람의 몫까지 나의 몫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했다. 설령 그것이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그걸 논리적으로 손양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얘기하는 엄마의 모습에 내는 대단한 인내심과 육아의 일면을 보았다. 나도 엄마가 되었을 때, 손양의 엄마처럼 내 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예쁘고 차분하게, 그리고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까? 7살짜리 딸과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졌다.



 

 

 

 

참 따뜻하고 예쁜 여행기. 여행기이면서도 육아서같기도 하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좋으니, 어머니들에게 읽어보라고 권유를 해보고 싶다. 쉽게 읽혀서 가까이 하기 쉽고, 여행이라는 공간에 나까지 함께 여행하는 듯하다. 그리고 여행이라고 해서 어딜 갔고 무엇을 보았는지보다 그 곳에서 어떤 걸 경험했고 느꼈으며 누굴 만났는지가 더 소중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바라는 여행도 특별한 곳을 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깊이 생각하며 손양의 말을 빌어 '내 생각 주머니가 커지길' 바라고 있다. 작년에 여행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쨌거나 경복궁도 가고 남이섬과 쁘띠프랑스도 다녀왔다. 올해도 크게 어딘가를 떠나기는 어렵겠지만 작게나마 내가 살았던 고향여행이나 자유여행패스를 이용해서 짧은 2박 3일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그리고 많이 느끼고 돌아오고 싶다. 그러면 손양처럼 세상의 보는 눈이 조금 달라져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긍정이라고 해야할까? 공항에서 무단숙박을 하는데도 재밌겠다고 말하는 무한 긍정의 사고로 어떤 곳이든 즐겁게 살아가며 생각하는 손양을 보며 나도 더욱 더 좋은 쪽으로 많이 생각해야지 느꼈다. 책을 읽는 내내 나까지 함께 하는 여행처럼 따뜻했던 재미난 <일곱 살 여행> 그들의 다음 여행지는 어딜지 기대가 되며 또 손양과 엄마가 함께 떠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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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일까? 1
김인호 그림, 남지은 글 / 홍익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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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처럼 우연히 알게된 한 웹툰이었다. 처음에 재밌다고 하길래 그래- 함 보자! 라는 식으로 보게 되었는데, 정주행(첫화부터 나온화까지 모두 보는 것)을 하고 나니 나도 추천해준 사람처럼 이 웹툰에 푸~욱 빠졌다. 그리고 너도 나도 할거없이 추천을 막막 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달달한 웹툰을 이제껏 못봤을까? 라며 살짝쿵 한탄도 해주면서 그때부터 매주 2회를 꾸준히 챙겨봤다. (사실 매일 웹툰을 챙겨보는 1人...먼산)

 

우선 이 작가 두 분은 부부이다. 글은 남지은작가님, 그림은 김인호작가님. 부부사이에서 알콩달콩 스토리를 내고 그림도 그리는 것! 함께 살고, 함께 일하면 어떨까? 부딪히는 점도 많겠지만 그만큼 서로를 낱낱히 알려나? 경력들을 보니 오래전부터 함께 해온 듯했다. 그래서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연찮게 만난 동창, 그리고 첫사랑. 철없던 시절 가슴 설레었던 첫사랑들이 만나고, 다시 만난 그들에게 일어나는 청춘이야기이다. 후영이는 홍주를, 혜지는 후영이를, 홍주는 준호를, 경택과장님은 혜지를. 이렇게 한쪽한쪽만 좋아하는 짝사랑이었다가 어느새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설레고 두근거리게 되죠. 그들의 만남은 하나하나 섬세하게 이루어져요. 지금 이 책은 1권이지만 완결까지 다 본 저로서는 그저 흐뭇합니다 :D 게다가 작가와 일러스트의 만남이라서 그런지 좋은 글도 많고 좋은 그림도 많이 나와요. 예쁜 그들이 마음까지두요. 그리고 책에서는 웹툰에는 없던 그들이 마음이 섬세하게 표현된 글이 나와서 좋았어요. 혜지의 입장에서, 후영이의 입장에서, 경택 과장님의 입장에서 말이죠.

 

그들이 했던 첫사랑이 지금에 와서 그대로 이어지는 사람은 후영이밖에 없네요. 홍주와 :) 둘은 고백하고 고백받은 그런 사이가 아니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다가 만나게 되죠. 하지만 둘은 참 예뻐요. 그리고 과장님과 혜지도 마찬가지구요. 이 둘도 넘 예뻐요. '우연일까?'라는 만화의 호평중에 가장 많이 듣는게 '달달하다', '예쁘다' 일 것 같아요. 정말 읽다보면 달달해져요. 달달한것도 좀 짜증나고 그럴때가 있는데요, 이 책의 주인공들은 달달하면서 기분좋게 예쁘기까지 해요. 그러다보니 읽는 내내 미소가 놓아지지 않아요.

 

 

 



 

1권에서는 그들의 만남이 시작되고 있어요. 그리고 만남이 있기에 설렘이 시작되고- 이게 호감인지, 좋아하는 건지, 사랑인지 헷갈리는 시기라고 할까요. 그때의 느낌, 질투, 호기심 등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괜시리 저도 제 사람 만나기 전에가 떠오르네요. 혼자서 헷갈려하고, 고민하고 내 마음이 맞는지 아닌지 생각도 해보고 했던 그때요.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둘 다 아니면 어때요. 지금 서로 좋아하고 행복하면 된거 아닐까요? 이 책을 추천해주고 단 한 명도 별로라는 소리를 못 들어봤어요. 다들 좋다고 알려줘서 너무 고맙단 말만 수십번 들은 것 같네요. 과감하게 별 5개 찍으면서 추천드립니다. 쌀쌀하게 추운 겨울에 기분 좋은 달달함을 전해줄 <우연일까?> 한번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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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 彩虹 : 무지개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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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이 읽고 싶어서 잡힌 소설. '채횽'이라는 예쁜 제목과 무지개 빛이 인상적인 표지를 가진 책이었습니다. 역사속 사랑이야기인가?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야한 면도 있고 의외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조선왕조실록 유일의 왕실 동성애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세종의 며느리 순빈 봉씨의 이야기입니다.

 

사람의 근본적인 욕망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 사랑하고 싶은 마음. 부모든, 형제든, 이성이든. 그런 욕망은 지금이나 과거에나 똑같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이 순수하게 인정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죄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런 마음 자체는 욕망의 근원이고 조신하지 못하며 미천한 신분의 사람들만 그렇게 하는 거라 여겨지는 '것들'이었습니다. 마음이 하찮게 여겨지고 마음보다는 현실, 대의 등을 중요시 여겨야 했던 시절이지요. 그런 시절에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한 소녀가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는 한 소년에게 시집을 가게 됩니다. 그 남자는 세자로 장차 임금이 될 사람이라 절제, 조절, 참는 것만 배웠습니다. 그랬기에 여자를 몰랐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걸 몰랐어요. 그냥 그렇게 책에서 나온대로 가르침대로 지키면 되는거라고 생각했는 남자였어요. 그런 남녀가 만났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게 이상할지도 모르겠어요.

 

 

 


 

 

 

순빈 봉씨는 사랑하고 싶었어요. 누구나 결혼하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처럼, 자신의 가족들처럼, 남편에게 마음을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세자는 그렇게 해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외로워졌고, 질투도 느꼈고, 보통의 여자들처럼 사랑받기 위해 다양한 방법도 써보았습니다. 상상임신이란 것도 할 정도로. 하지만 그 시절에는 마음을 말하는 일이 죄가 되는 시절이었기에 서로 나눔이 없어서 속 뜻을 알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전혀 다른 남녀가 만나서 서로 바라는 것이 틀렸을지언데 각자의 방식으로만 소통하고 있으니 통할게 있었겠나요. 결국 계속 삐걱거리기만 했죠. 그렇게 외로워진 순빈 봉씨는 바람 같은 아이. 그렇게 자라온 한 여자아이에게 마음을 주게 된 것입니다. 그 바람같은 여자아이 또한 그렇게 자랐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예전에는 자라난 환경대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았나보다싶은.)

 

책 초반에 '오라버니들의 눈에마저 고스란히 음녀이자 탕녀로 보인다면, 저는 어쩐답니까? 어디로 가야 한단 말입니까?"라는 순빈 봉씨의 말이 나옵니다. 폐비가 되어 집으로 돌아와 오라버니들과 하는 대화에 그녀의 마음이 보입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동성애자가 아니였어요. 온전히 남자를 사랑할 줄 알고 사랑하고 싶었던 한 여인이었습니다. 음욕을 위해서 여자를 사랑한 것도 아니였습니다. 그저 따뜻한 마음 하나, 그 하나가 필요했을 뿐이었습니다. 외롭다못해 외로움에 지쳐서 미쳐갈 때 그 마음을 편한하게 해준 아이가 여자였을 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사랑한게 아니라 사랑한 사람이 '여자'이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울 마음이 듭니다. 그 시절에는 참아야만 했던 것들이 '마음' 입니다. 그때 그 시절에는 사사로운 마음은 접어두고 공적인 일에 힘쓰는 게 당연했던 시절입니다. 어찌 일에 사사로운 마음을 들이내민단 말입니까를 대단하게 여겼던 시절입니다. 그랬기에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고 사랑을 표현하면서 자란 순빈 봉씨에게는 숨막혔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니 저는 지금 태어난 것이 다행입니다. 적어도 제 '마음'을 속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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