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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 이영미의 세대공감 대중가요
이영미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에 '세시봉'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되었다. 이 책 뿐만 아니라 21세기북스에서도 <세시봉이야기>라는 책을 최근에 발간했다. 도대체 세시봉이 뭐길래 요즘에 사람들 입에, 온라인에 오르락 내리락할까? 라며 궁금해졌다. 그렇게 손에 들게 된 이 책.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른다는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21세기북스대신 두리미디어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시대상의 흐름으로 일제감정기시대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음악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음악이 이렇게 변했다가 아니라 이 시대에 이 음악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고 어떤 느낌으로 간주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그리고 각 시대의 대표적인 가수들의 노래, 음악적 성향, 가사 등 다양한 부분을 파악해서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음악에 대해서 잘 안다면 이해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특히 과거음악에 대해서는 단순히 가끔 듣거나 리메이크된 음악 중 좋은 것에 대해서만 알다보니 이 책을 읽을때 너무 몰라서 답답한 점도 있었다. 사실 이름도 모르는 가수도 많았지만, 나름 대가라고 불리우는 가수들도 여럿 보여 반갑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그들의 인기있던 시절의 분위기도 책으로 대신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이영미씨는 시대상과 함께 나름대로 자신의 주관적인 태도와 객관적인 태도를 동시에 가지고 글을 써내려가고 있어서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왜 최근에 세시봉이 눈에 띄게 보이게 됐는지, 그리고 나이가 먹으면 왜 트로트가 좋아지는건지- 등등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이야기 해주는 이 책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트로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의 음악이었다는 사실. 정말 몰랐는데, 트로트는 일본에서 들어온 양식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식민지 시대의 트로트는 대도시에서 신교육을 어느 정도 받고 자란 젊은 청소년들이 즐겼던 나름대로 세련된 노래였다는 사실이다.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그저 어른들이 즐겨부르는 조금 가벼우면서도 즐겁게 분위기 뛰우는 '뽕짝'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ㅋ 그리고 세시봉이 최근에 눈에 띄게 보이게 되는 이유는 현재 40대, 50대의 중장년층이 젊었을때 즐겼던 음악을 했던 사람들이 세시봉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어찌보다 참 얍삽한 느낌이랄까? 시대가 변하다보니 그에 맞춰서 분위기도 변하게 마련이긴한데, 어찌보면 상업적인것 같기도 해서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놀랐던 사실중에 하나는 서태지가 나온지도 20년이 지났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서태지가 대중가요의 분위기를 바꾼 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사실 그 시점이 얼마되지 않은 느낌이지만, 20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놀랍다. 서태지도 40대 아저씨고 한때 청소년들을 미치게 만들었던 HOT, 젝스키스도 30대가 넘어갔다. 정말 그때가 겨우 몇년 전인 것 같은데 무려 20년이 지났다는게 믿겨지지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늙었나?ㅠㅠ)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를 읽으면서 요즘 유명해지는 음악프로그램들을 보는데도 도움이 되고, 우리 대중음악사의 흐름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음악은 우리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일부분중의 하나였는데, 이번 기회로 조금은 전문적으로 알게된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그렇다고 머리속에 지식이 쌓인건 아닌듯 ㅠㅠ) 어쨌거나 최근 음악열풍이 불어오는데 요런책 하나 읽어보는 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