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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 -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마음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2/07/26/21/mizniharasi_7122982983.jpg)
이 책, 이 작가 모른다. 요즘 우리나라 책들은 광고에 힘 입어 소개가 과장되고 포장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책을 사기전에 모르는 작가일수록 검색이 많아지는 듯하다. 그저 박찬욱 감독이 추천했다고 해서 손에 쥐었다. 혹시나 해서 작가를 검색해봤더니 <타워>라는 전작에서 유명세를 좀 탔고 SF를 좋아하는 주변인들이 <타워>를 괜찮게 봤다고 얘기했다. 그러면 읽으만 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은닉>의 소재는 킬러였다. 킬러들의 세상. 힘있는 자들의 뒷배경이 되는 어떠한 정체불명의 어둠의 무리들이 세상을 조정하기 위해 킬러들을 사용한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나 소설이나 너무나 많은 주제) 그런 킬러가 킬러로서 살아가다가 11년만에 휴가를 얻는다. 정말 쉬라는게 아니라 앞으로도 킬러로서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회고를 위한 휴가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둠의 한 사람이 찾아오며 그 휴가가 정적을 맞이하고 휴가가 끊기에 된다. 은경이라는 여자 한 명 때문에. 그 여자를 구하기 위해 조직을 탈선하여 움직이다가 친구 조은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책이다.
벌레만큼 작은 소형비행기나 자신의 흔적을 위한 디코이, 취향 등의 소재는 참신했다.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얼추 그럴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취향은 말이지. 심리학적으로 보면 그 사람이 하는 행동, 말, 검색코드 등 분석하다보면 충분히 나올만한 부분이긴 했으니. 어쨌거나 그런 소재가 나올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다가 환각, 또는 착각, 어떤 면에서는 SF가 아니라 판타지 같다는 느낌의 '악마'라는 존재 역시 말이다. 실제로 없는 듯 보이지 않는 것은 컴퓨터 프로그램인 것 같기도 했으며, 무의속의 다른 존재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무의식보다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나 지배자로서 지배받고 있는 그런 무시무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책은 읽는데 힘이 들진 않았다. 다만 서두가 너무 길었고, 긴 서두만큼이나 중반이상도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중반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풀리지 않는 실마리만 계속 뱅뱅 도는 느낌이었다. 언제 풀릴까 언제 풀릴까 기대하며 봤는데, 어이없게도 가장 마지막에 풀리더라. 그리고 너무 쉽게 한꺼번에 해결이 되어서 당황스럽고 어지러웠다. 이렇게 간단한 걸 이제껏 뱅뱅 돌아온 것인가 하는 느낌. 반전이어야하는 부분에서도 반전이라는 느낌이 강하지 못했다. 그냥 배신이구나. 라는 생각. 이용가치가 있어서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된것 처럼. 엄청나게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짜여진 각본 속에서 살도록 한 것 같은 것은 대단했지만, 그게 다 였다.
여러모로 소재에 비해서 빈약한 스토리나 풀어가는 과정은 ... 아쉬웠다. 초반에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에는 그렇지 못했다. 참신하고 신기한 아이디어를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다음에는 초점이 하나로 좀 모아지길 바래본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2/07/26/21/mizniharasi_284787768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