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성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0
존 딕슨 카 지음, 전형기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방코랑이라는 돈주고 경찰지위사서 취미생활하는 경감님이 나오신다.
프랑스, 미국, 벨기에, 영국, 독일에서 온 등장인물들이 한 곳에 모여, 여러가지 말로 이야기를 한다는데, 그럴 필요가 있었나?

이야기는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그 죽음이 미스테리로 남은 세계적인 마술사의 해골성과 그와 절친한 친구였던 인기 배우의 별장을 오가며 벌어진다. 인기배우가 해골성에서 총에 맞고 불에 타 떨어져 죽으면서 사건의 해결을 위해 그 둘과 또 절친한 친구였던 벨기에의 대부호가 프랑스의 방코랑을 부른다. 독일경찰은 베를린에서 유명한 아른하임이 도착한다.

이 작품은 존 딕슨 카의 초기작인데, 그의 괴기성이 제대로 드러나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해골성은 해골모양의 성인데, 마술사가 죽은 후, 아무도 살지 않고, 정신이 반쯤 나간 관리인만 살면서 돌보고 있는 곳이다. 해골성과 별장을 오고가는 수단은 모터보트 하나와 노젓는 배 하나인데, 오갈때마다 폭풍에 미친듯이 꿈틀대는 라인강의 모습이 나온다.

이야기의 결말은 내가 비교적 좋아하는 류의 결말이다.
이런저런 곁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때로는 작품의 현실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때로는 작품을 산만하게 하는데,
이 작품에 나오는 이런저런 곁가지는 전자와 후자 사이를 아슬하게 왔다갔다한다.

평이 좋지 않은 것은 이해가지만, 나로서는 즐거운 독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구매 패턴을 보니, 알라딘(1) 70, 알라딘(2) 15, 예스24 15 정도인 것 같다.
그 외에 출판사에서 받는 책들. 그 외에 선물 받는 책들.
분명 출판사에서 받아서 책 리뷰 쓸꺼라고 알고 있었던 어떤 분은
왜인지(?) 놀랍게도 그 많은 후한 리뷰에 '구매자' 표시가 없다.
무튼, 구매자 표시 붙은 책들을 보니, 진정한 취향이 보이는 듯하다.

무튼, 이번달 책지름 그만- 이라고 다짐했지만, 10월 20일의 압박..으로
보관함의 책들이 장바구니로 보내달라고 들썩거린다.

 

 

 

 

 

 이 정도의 책들.. 이 중에서 <성자 프란체스코> ( 전혀 관심 없지만, 카잔차키스가 썼으니)와 <세계와인기행>( 기존의 지루하기 그지없는 와인서들에 비해, 기행문에 가까운 와인 이야기라 관심간다), <아써 코난 도일> 전기, 정도가 당장 사고 싶은 책이다.

국내 평론가의 <평론가 매혈기>는 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이지만, 목차를 보니 궁금하고,
<비잔티움 연대기>는 나의 못말리는 서양사 사랑에( 근데, 사기만 하고, 읽지는 않음) 보관함에 아주 오래 들어가 있을 예정이고, <범선의 역사>는 언젠가 범선 조립하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으로 궁금하고( 그러기엔 가격이 72,000원 ㄷㄷㄷ) 최재천 박사의 책은 한 번도 읽어 본 적 없지만, <알이 닭을 낳는다> 정도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얼마전 데이빗 버스 아저씨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서문에 최재천의 이야기가 나와 (이름만 언급된 정도이지만) 읽어보고 싶은 저자 리스트에 올랐다.

수잔 손택의 책은 두 권 정도 있는데, <사진에 관하여 on photography> 정도만 읽어 보았는데, 맘에 안 들면서도 계속 더 읽고 싶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itty 2007-10-1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와인기행이 탐나네요. 무심코 역자 이름 보고 예전에 알던 분이라서 깜짝 놀랐다는 -_-;;
어떤 책인지 몰라도 책 값은 후덜덜하게 비싸네요 ㅠㅠ
(근데 아래를 보니 72,000원짜리 책이 있군요. 꽥 -_-;;)

하이드 2007-10-17 11:56   좋아요 0 | URL
저 시리즈가 다 저렇게 비싸더라구요. 누가 살까나;;

2007-10-17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7-10-17 11:55   좋아요 0 | URL
다음에 줄께요. ... 하면 혹시 잊어버릴까요?

BRINY 2007-10-1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프라인에서 산 상품 리뷰를 여기에 올리기도 하지만, 구매자 표시가 붙으니 신뢰감이 더 갑니다.
 
앗 뜨거워 Heat
빌 버포드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요커의 문학담당 기자였던 빌 버포드는 뉴욕의 유명 이탈리아 레스토랑 ‘밥보’를 취재하게 된 것을 계기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 자진해서 주방의 노예계약서에 서명하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기자천성은 주방에서도 충분히 발휘되어,이 책은 저자의 요리사 되기 실전기, 주방의 뒷얘기 뿐만 아니라,  요리에 대한( 주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기원까지 담고 있다.

고백하자면, 요리의 레시피를 읽는 것은 나에게 있어 외계어라 해도 좋을만큼 알쏭달쏭하고, 지루한 일이다. 한 번 해보고 싶을법도 한데,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나같은 평범한 요리치와 요리의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의 요리법과의 간극을 매워주는 것은, 역시나 저자의 글발이다. (여전히 한 번이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요리 이야기는 물론, 주방에서 일어나는 요리사간의 알력이나, 항상 극을 추구하는 요리사 바탈리에 대한 에피소드들도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Heat 앗 뜨거워>는 마리오 바탈리로 시작해 마리오 바탈리로 끝나는데, 마리오 바탈리가 바로 유명한 쉐프이자 ‘밥보’의 주인이다. 아버지는 이탈리아인, 어머니는 캐나다인이어서, 외모는 하얀 피부에 빨간 머리(꽁지머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외모에서는 이탈리안의 모습을 찾기 힘들다. ‘몰토 바탈리’ 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이름이 알려진 그는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말, 육중한 체구, 어마어마한 식욕, 주량, 정력 등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그의 개성있는 이탈리아 요리와 그의 분신 같은 레스토랑 ‘밥보’ 가 가장 유명하다.

뉴욕의 스타 요리사의 주방에서의 카오스는 아시아 한 끄트머리에 사는 평범한 나에게도 더 이상 비밀은 아니다. 그 현장을 직접 보지는 못해도, 빌 버포드의 생생한 (게다가 그는 직접 보기만 한게 아니라, 직접 칼을 잡고, 팬을 잡기까지 했다!) 글로 접할 수 있다. 그의 아픔이 나의 기쁨이라고, 1밀리미터 정육면체로 당근을 써느라 고생해 당근이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고 우울하게 말할 때, 처음에 우스개소리로 ‘주방의 노예’니 뭐니 하다가 새로운 통찰력으로 ‘정말 주방의 노예’ 임을 깨닫게 될 때, 팬의 가장자리에서 사납게 튀어오른 기름이 손끝과 첫 마디 사이 여린 부위에( 묘사가 자세하기도 해라!) 지구본만한 물집을 만들었을때, 언뜻 보면 빛나는 작은 보석같은 그 지구본에 또 한 번 뜨거운 기름이 포효하며 솟아올라 손가락 마디가 아니라 거기 돋아난 보석 같은 물집을 뒤덮었을 때, 안쓰럽지만,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지 않는다. 멀쩡한 직장 그만두고, 꿈을 찾아 가겠다는데, 그렇게 질투나는 일이 어디 있어, 그 좌충우돌에 맘껏 웃기라도 해야지.

주방의 노예에도 여러 단계가 있어서, 처음에는 재료 준비로 시작하고, 그릴 라인쿡이 되어 소세지처럼 익기도 하고, 이탈리아 요리의 꽃인 파스타로 갔다가 된통 깨지기도 하면서 점차 요리사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그리고 나서 그는 그를 험난한 요리사의 길로 끌어당긴 그의 정신적 스승인 마리오 바탈리라는 남자의 자취를 따라가기로 한다. 마리오 바탈리의 첫 스승이었던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를 만나고, ( 이 요리 장인의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다.) 결국, 바탈리의 요리의 시작이자 고향인 이탈리아로 직접 가게 된다.

부인까지 데리고 간 곳은 투스칸의 작은 산골마을의 푸줏간이다. 투스칸의 푸주한 다리오와 마에스트로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길에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이다. 책의 뒷부분을 차지하는 푸줏간 부분부터, 이야기는 좀 더 진지한 색채를 띠게 된다. 그들의 음식은 그들의 아버지가 그들의 아버지로부터, 또 그 아버지로부터, 또 그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음식들이다. 푸주한은 장사꾼이 아니라 예술가라는 자부심. 그 푸주한은 걸핏하면 단테의 신곡을 낭송하고, 음악을 있는대로 크게 틀어 놓고, ‘손님은 x이다’라는 철칙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산골 마을에서 앞으로 사라져갈 천년의 전통들을 보고, 또 직접 익히며 손으로 만들어내는 ‘작은 음식’ 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는다.

이야기의 끝은 찡하기까지 하다. 가볍게 읽기 위해 잡았던 이 샛노란 표지의 책은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남겨주었다. 그렇다고 내가 수퍼에서 파는 음식들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싼 고기를 불매하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생각만으로도 작은 음식으로의 한걸음을 내딛었다고 믿고 싶다.

마지막을 보니, 빌 버포드의 프랑스 요리 분투기가 2편으로 나올듯하다. 기대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07-10-17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절대 가볍지 않지요.
 

 

 

뉴요커지의 문학파트 기자였던 빌 버포드가 회사를 때려치우고, 맨하탄의 유명한 이태리 쉐프, 마리오 바탈리가 이끄는 '밥보' 에서 일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리뷰는 '인물,평전' 카테고리에 들어가지싶다.
 마리오 바탈리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껏해야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 그나마도 자신감이 실력을 앞지르는 사람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의욕만 넘치고 요령은 없는 사람. 그런 주제에 바탈리같이 유명한 요리사와 망신살 뻗친 내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라는 기대에 부푼 친구 여섯 명을 초대할 배짱이 어디서 나왔는지 지금도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가 바탈리를 집으로 초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탈리는 그의 티비 프로그램으로 더욱 더 유명해졌는데,
세상 참 좋아져서, 책에 묘사된 바탈리의 빨간 꽁지 머리, 육중한 몸, 반바지, ㅋㅋ , 속사포같이 쏘아대는 말을 유튜브에서 검색 한 번으로 찾을 수 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7-10-1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중간 나오는 아아아으으으아아아아~ 가 압권;; 잠깐, 마이프렌드 제이크...가 설마 모든게 용서되는 꽃미남 제이크??

2007-10-16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6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나크 사냥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에게 이용당하고 배신당한 여자는 총을 들고 남자의 결혼식 장에 찾아간다. 거기에는 자신을 배신한 남자와 배신을 거든 친구가 있다. 그녀, 세키누마 게이코의 이야기로 <스나크 사냥>은 시작된다.
  그날 밤, 그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거절당한 남자, 슈지가 있다. 낚시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선배인 오리구치와 술을 마시다가 미녀로 소문난 회사 직원과 소개팅을 하게 된다. 그 선배는 그를 보내고, 자신의 전부인과 딸을 죽인 범인들의 재판을 방청하러 기차를 타고, 도쿄를 벗어나기로 되어 있다.

 가미야라는 남자가 있다. 장모와 자신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신경증을 앓고 있는 아내가 있고, 그로 인해 말을 하지 않게 되어버린 아들 다케오가 있다. 어느 밤, 장모에게 아내의 상태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을 깨워 차를 타고 아내가 있는 병원까지의 일곱시간 반의 주행을 시작한다.

가미야와 오리구치가 가는 길이 우연히 겹치고,오리구치와 배신당한 여자, 게이코와 바람맞은 남자 슈지, 배신한 남자, 그리고 그 여동생까지,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온 그들은  한 곳, 혹은 두 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많은 등장인물과 여러가지 사건들이 얽혀서 하나의 이야기로 칼같이 합쳐지는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서 낯선 일은 아니다. <이유>가 그랬고, <나는 지갑이다>가 그랬으며, <화차>도, <모방범>도 그런 면면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그녀는 이야기들을 마법처럼 다듬어 나간다. 미야베 미유키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작가이다. 그 사랑으로 인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세밀하게 그 내부를 관찰하고, 글로 풀어낸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녀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더 많이 어두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내린 그 결말이 이해가 가고, 대신에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책 속의 인물들처럼 많은 의문을 품게 된다.

길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라던가, 절대악을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에 대한 응징과 같은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듯하지만, 스릴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비극을 통해 한단계 성장한다. 그렇기에, 결말은 어둡지만, 여전히 해피앤딩을 꿈 꿔 볼 수 있는 것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