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크 사냥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에게 이용당하고 배신당한 여자는 총을 들고 남자의 결혼식 장에 찾아간다. 거기에는 자신을 배신한 남자와 배신을 거든 친구가 있다. 그녀, 세키누마 게이코의 이야기로 <스나크 사냥>은 시작된다.
  그날 밤, 그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거절당한 남자, 슈지가 있다. 낚시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선배인 오리구치와 술을 마시다가 미녀로 소문난 회사 직원과 소개팅을 하게 된다. 그 선배는 그를 보내고, 자신의 전부인과 딸을 죽인 범인들의 재판을 방청하러 기차를 타고, 도쿄를 벗어나기로 되어 있다.

 가미야라는 남자가 있다. 장모와 자신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신경증을 앓고 있는 아내가 있고, 그로 인해 말을 하지 않게 되어버린 아들 다케오가 있다. 어느 밤, 장모에게 아내의 상태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을 깨워 차를 타고 아내가 있는 병원까지의 일곱시간 반의 주행을 시작한다.

가미야와 오리구치가 가는 길이 우연히 겹치고,오리구치와 배신당한 여자, 게이코와 바람맞은 남자 슈지, 배신한 남자, 그리고 그 여동생까지,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온 그들은  한 곳, 혹은 두 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많은 등장인물과 여러가지 사건들이 얽혀서 하나의 이야기로 칼같이 합쳐지는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서 낯선 일은 아니다. <이유>가 그랬고, <나는 지갑이다>가 그랬으며, <화차>도, <모방범>도 그런 면면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그녀는 이야기들을 마법처럼 다듬어 나간다. 미야베 미유키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작가이다. 그 사랑으로 인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세밀하게 그 내부를 관찰하고, 글로 풀어낸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녀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더 많이 어두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내린 그 결말이 이해가 가고, 대신에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책 속의 인물들처럼 많은 의문을 품게 된다.

길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라던가, 절대악을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에 대한 응징과 같은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듯하지만, 스릴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비극을 통해 한단계 성장한다. 그렇기에, 결말은 어둡지만, 여전히 해피앤딩을 꿈 꿔 볼 수 있는 것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