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사이토 미나코의 <문단 아이돌>이다. 정말 재미있는 글을 쓰는 저자인데, 

<취미는 독서>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된 책. 


이 책은 일본에서 시대를 앞서 나간 활자 미디어 계의 스타들을 조명하는 책인데, 작가론이라기보다, '작가론'론 이라는 것이 특이. 기획도 훌륭하지만, 사이토 미나코의 글발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기대 이상인 것이,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일본 작가들은 당연히 좋은 점만 부각된 마케팅으로 작가를 접하게 되는데, 일본 출판계. 보다 앞에 쓴 활자미디어계가 좋아보여. 활자 미디어계의 '아이돌'이라고 할 정도의 작가들을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하루키에 대한 책이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소개되어 나오고, 하루키 열풍에 대한 글들부터 시작해서, 하루키에 열폭하는 문단까지 이야기거리 많지만, 현지만 하랴. 


  80년대 하루키의 데뷔부터 하루키를 가만 못 두는 활자 미디어계의 비평들을 소개하고, 신랄하게 까주고 있다. 


"하루키를 둘러싼 '고행과 논쟁으로 가득 찬 여행'은 당시 어린이들(어른들도 포함)을 매료시킨 하위문화의 최전선, 즉 컴퓨터 게임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습니다."


1부, 게임 비평 삼매경에서는 하루키 소설에서 퍼즐을 찾아 너도 나도 한마디씩 얹는 것, '하루키 퀘스트' 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분위기 비평 (문체, 세계관, 스타일 등) 에서 시작해서 퍼즐 풀기( 미장센, 메세지, 쓸데없이? 본격적 비평 시대) 그리고, '게임 도사' 로 넘어가고 '나도 공략본을 써보자' 로 마무리한다. 


하루키 책 뿐만 아니라 하루키에 대한 책들도 쉽게 구해볼 수 있지만, 하루키 비판 혹은 찬양에 그치지 않고, 유의미한 비평들을 모아 삼십여년, 아니, 사십여년 하루키 문학을 사회적으로 훅- 설명해 두었다. 


눈에 띄는 작가들은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 우에노 지즈코, 다치바나 다카시, 무라카미 류인데, 

작가들이 가지는 의미와 작품의 사회적 위치와 맥락에 대해 알게 되어 가장 흥미로웠던 부부은 우에노 지즈코 부분이었다. 


 








중간에 있는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은 하루카 요코가 우에노 지즈코를 스승으로 페미니즘 공부한 이야기인데, 이 책도 언급되어 있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로 알게 된 우에노 지즈코, 역시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정도밖에 몰랐으나, 문단 아이돌에서, 아.. 이만큼 번역되어 왔으면, 일본에서는 당연히 센세이션이었겠구나.를 뒤늦게 깨닫고. 우에노 지즈코가 학계에서 저널리즘의 세계로 발을 걸쳐 본인 말하길, AB형인 본인은 A형 지즈코와 B형 지즈코가 있다며. A형은 학계의, B형은 저널리즘계의 우에노 지즈코라고 말하고, 양쪽 왔다갔다 하면서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로 '문단 아이돌'의 위치까지 오르게 된 배경과 과정, 시대에 대해 비평과 사건들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 때, 우에노가 뜨게 된 계기가 된 아그네스 논쟁을 보니, (소노 아야코도 참전!) 삼십년 전에 불 붙어서 이슈되었던 이야기를 우리는 이제야 조금씩 이야기 꺼내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 사회문화적으로 일본에 이십년 아니라 삼십년 뒤진거였나? 좌절. 우에노 글의 구린 광고카피같은 글에 대한 저자의 괴로움.을 읽는 것은, 우에노 지즈코를 소개하는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들이라 정말 한참 웃으며 읽었다. 이런 부분들을 읽으면서 저자도 우에노 지즈코도 더 좋아졌다. 


읽다보면, (그런 것들만 골라뒀겠지만) 비평들도 무척 재미있고, 작품으로만 접한 작가들에 대한 비평들과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읽는 것도 재미있고, 그에 코멘트 하는 사이토 미나코의 글도 너무 재미있어서, 남은 페이지가 줄어가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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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7-03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재밌을거 같네요ㅎ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하이드 2017-07-04 06:54   좋아요 1 | URL
네, 재미있어요! 평소 언급된 작가들 책 읽어봤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에요. 근데, 뭐, 하루키는 누구라도 읽어보긴 했을테니깐요. ㅎㅎ 다치바나 다카시도 많이들 읽었을거구요.

고양이라디오 2017-07-04 11:08   좋아요 0 | URL
도사시군요ㅎ 하루키와 다키시씨 팬입니다ㅎ 거의 전작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요^^ㅎ
 
고양이처럼 생각하기 - 행동학에서 본 고양이 양육 대백과
팸 존슨 베넷 지음, 최세민 옮김, 신남식 감수 / 페티앙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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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책들 나오면 대충 다 읽어보는 편인데, 딱 이거다 싶은 책들은 많지 않다. 이 책에서는 이런 점은 좋지. 정도? 

이 책 처음 나왔을 때 대충 목차만 훑어보고 말았는데, 이제야 제대로 읽어봤다.  아, 이거 나와 고양이들의 인생묘생 고양이 책이었다. 


사람들은 개와 고양이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개는 맹목적이고, 고양이는 독립적이라고. 개는 혼자 두면 우울증 걸리고, 고양이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에 반박해, 아니다, 고양이도 우울해 한다. 사람과 함께 있는 것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의 만능대답인 '개묘차'가 있지요. 고양이마다 다르지요. 가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고양이를 숭배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기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 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책에도 나온다.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필요한건 딱 두가지라고. '사랑'과 '인내심'. 대부분의 보호자가 전자는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후자는 부족하다고. 


개사람과 고양이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수의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동네 동물병원 원장님은 누가 봐도 개사람이고, 본인 스스로도 개파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이 행동학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해주신다. 고양이도 병원에도 자주 가고, 밖에도 나가보고 해서 사회화되어야 한다고. 그 때는 개사람이라서 사회화에 관심 많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시간 지나면서 보니, '사회화'는 생명에 직결된 중요한 것이다. 


말로는 4개월령까지 부모묘, 형제묘들과 함께 자랐고, 나에게 왔다. 보통 2-3개월 정도면 데려오는데, 한 달이나 더 있다 데려온 셈이고, 페르시안의 성격이 느긋한 점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새끼냥 시절을 보내서 별 탈 없이 건강하고 무난한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리처는 4개월령에 버려진건지, 구조된건지, 내가 다니는 동물병원에 오게 되었고, 동물병원에서 임보하며 분양하고 있었는데, 입질이 너무 심해서, 혹은 병원에서 분양 조건으로 중성화, 혈청검사 등등을 달아 두어서? 혹은 검은 고양이여서? 여튼, 특이한 폴드 믹스에 올검에 호박색 눈임에도 불구하고, 몇 달이나 입양되지 않다가, 내가 동생 제주 가자마자 머릿수 하나 줄었다고, 냉큼 데려 온 케이스로, 병원에 4개월 정도 있었기에, 병원 당연히 익숙하고, 사람들에도 익숙하다. 말로도 리처도 어디 데려다 놓아도 지 자리 찾아서 느긋하게 드러눕는 녀석들이고, 낯선 사람 따위 겁내지 않는 덕분에, 무심한 집사지만, 무던하게 아이 둘과 지낼 수 있었다. 


집사 10년차인 나에게도, 초보 집사에게도 필요한 내용들이 빼곡히 나와 있는데, 서양권 고양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상황에 좀 안 맞는 이야기들도 많지 않고, 저자가 명확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 '산책냥은 위험함', '발톱 제거 수술은 학대'(미국에서는 흔한 일이라서), '중성화 수술 해야 함', '아프면 동물병원' 등이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잘 맞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선택을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사례 들어 이야기해 준다. 굉장히 디테일하게 모든 부분을 커버하면서도, 같은 볼륨의 비슷한 책들에서 볼 수 있는 사전적 나열이라 지루하지 않고, 고양이 정말 좋아하고, 오래 키운 수의사 친구가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같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이 책의 모든 부분을 읽고 또 읽어 내 것으로 만들 것이지만, 내가 즉각적으로 반성한 것, 해야 겠다고 생각 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 놀이와 이름 부르기. 고양이 이름 불러서 오게 하기를 가장 중요한 훈련이라고 했는데, 고양이는 부른다고 오는 동물 아니잖아? 그리고, 그걸 또 매력처럼 소화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훈련에 대한 방법들도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모든 훈련의 방법은 같은 원리 이므로, 책을 보면 '인내심'을 가지고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훈련은 훈육이나 강압이 아니다. 보호자와의 유대감을 높이고, 안전하고, 몸의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것. 이름 부르면 오기. 를 훈련 시키면, 위험한 상황에서, 고양이가 집을 나갔을 때, 이름 불러서 오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양이를 데리고 나가야 할 재해 상황은 흔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불러도 안 오는 고양이.라면 생명과 직결되는 일이다. 집 나가는 고양이는 매일 매일 너무 많이 보고 있고.. 


고양이와의 상호작용 놀이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놀아주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이 되었지만, 야생성이 남아 있는 고양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놀이는 보호자와의 유대감은 물론, 고양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집고양이인 경우, 움직이게 하여, 몸건강, 정신건강에 모두 좋다. 단 5분이라도 꾸준히 매일 놀아 주는 것이 좋은데, 하루에 두 번에서 세 번. 아침에 출근 전에 놀아주면, 고양이들은 사냥(놀이)의 만족감에 하루 종일 자다 깨다 하면서 보호자를 기다린다. 집에 와서 또 놀아주고, 매우 활발한 고양이가 있다면, 밤, 새벽 우다다를 방지하기 위해 자기 전에 놀아주는 것도 좋다. 


앞으로 해야겠다 생각한 것들도 많지만, 고양이 CPR 배워두고, 말로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정착할 수 있는 집을 찾아야겠다. 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에 나는 굉장히 불안한 정신상태였고, 나쁜 생각이 들었지만, 집에 있는 두 고양이 생각하며, 속상해 했고, 급기야, 말로랑 리처 나이 들어 죽으면, 나도 그 때 죽어야지. 까지 갔지만, 이십년은 더 살테니, 의미 없어져서 그냥 그렇게 마음 가라앉혔다는.. 4개월부터 매일을 함께 해 온 말로는 이제 열 살이고, 나는 십년의 방황을 했고, 앞으로는 이 아이가 나와 함께 하는 동안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제목이 이 책의 주제이다. '고양이처럼 생각하기' 나는 그렇게나 내 새끼, 내 새끼 하면서도,  말로 입장에서, 리처 입장에서 뭔가를 생각하려고 노력조차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고양이 행동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는 책 한 권 읽고, 어렴풋한 정도이지만,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에 새로운 관점을 주는 책이었고, 그건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하다. 


누가 고양이책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이제 일단 이 책 읽어보시라 추천해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과 보호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기를. 일단 나와 내고양이들 챙겨야지. 


내가 요 며칠 캣시터 하는데, 캣시터 하는 집의 냥님들과도 상호작용놀이를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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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 왜 이런거 반값 하죠? 사고 싶게. 나 막 꽃그림 색칠하는 꽃쟁이 잘 할 수 있는데. ㅎㅎ 


하지만, 지금 손에 넣고 싶은 것은 오늘까지 예판중인 박준 시인 산문집의 부록인 시노트다. 예판중에만 준다고요? 왜죠? 

다시 보니, 소진시까지인듯. 처음으로 시 하나 하나 좋았던 박준 시인의 시집인데, 산문집은 더 좋겠지. 















다시 페이퍼를 열었으니, 뭐라도 끄적여야지. 


올 해 처음 산 책, 아니, 애인한테 선물 받은 책은 <단어의 사생활>이었다. 한참 부지런히 들고 다니며 애인 사랑을 음미... 아니고, 반년이 지나도록 안 읽.. 애인에 대한 사랑으로 아껴 읽.. 포장이 안 돼. 살려줘! 

오늘 좋은 인용구를 봐서 읽어야겠다고 찾아두었다. 
















"감정을 표출하는 표현적 글쓰기가 면역기능을 높이고, 혈압을 낮추며, 우울한 감정을 줄이는 한편 평소의 기분도 더 나아지게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나는 지금 여러모로 위기의 여자인데, 섬세한 이퀄라이저처럼, 내려 놓을 것은 내려 놓고, 살면서 딱 필요한 부분만 쬐끔씩 올리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몸의 여러 부분도, 마음의 여러 부분도. 마음의 어떤 한 부분이 지금 크게 요동치고 있어서, 일과 회복 외의 다른 부분은 다 바닥으로 내려 놓은 상태다 (-> 주말 내내 라면)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면역기능도 높이고, 우울한 감정도 줄이고, 기분도 낫게 한다네. 좋아. 굿. 

하지만, 나의 기분을 훨씬 더 낫게 해 줄 것은 입금이라네. 하지만, 출금은 몰라도 입금은 내 마음대로 안 되니, 글 쓰는 것으로 풀겠다. 그리고, 오늘 내 맘대로 되는? 돈 쓰러 나가야지. 장도 보고, 작업 준비도 하고, 택배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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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mii 2017-06-27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72색 틴케이스 세트 이거보니 막 사고싶네요 ㅋㅋ

하이드 2017-06-27 14:49   좋아요 1 | URL
그죠?! 욕심나요 ㅎㅎ 물욕이 막 ..!
 

요즘 모든 것이 바닥을 치고 있는 한 가운데에서, 예전 같으면 좋아하는 미드나 애니를 백개씩 보며 머리를 바보로 만들었겠지만, 이번에는 움직이고 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이십대때나 있던 숙취를 경험하고, 숙취중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서울숲을 몇 시간이고 산책하고, 밤을 새고, 사람들을 만난다.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들 앞에서 내 상황을 최대한 얘기하려 애쓰고,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서,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는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마구 엉키고, 열심히 생각하고, 움직여 보려고 한다. to do list 보다는 done list 를 만들어서, 오늘 내가 한 일들을 적어나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간마실도 부지런히 할꺼야. 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 슬퍼 하는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나는 고양이도 있다! 


여름이니깐 추리소설들부터 모아본다. 


















<밤은 짧아, 걸어 이 아가씨야>의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간이다. 


"미묘한 심리 묘사를 유지하면서 여행과 열차, 그리고 괴이한 경험담을 주제로 여름밤에 읽기 좋은 서늘하고 오싹한 세계를 펼치고 있다." 첫번째 밤에서 마지막 밤(다섯번째 밤)까지 다섯개의 단편이 나온 276페이지의 단편집 


히가시노 게이고의 <위험한 비너스>는 예판중이다. (7월 3일 출고) 

"동물병원 수의사 데시마 하쿠로에게 낯선 여자의 전화가 걸려온다. 여자가 전해온 것은 몇 년째 왕래가 없던, 이복 동생 야가미 아키토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 가족들 모르게 아키토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말하는 여자 가에데는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매달린다.."  히가시노 게이고인데 뭐, 최소한 재미는 있겠지. 이렇게 작품이 많이 소개되고,  '최소한 재미는 있겠지' 정도의 기대치를 가질 수 있는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 말고는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레베카>의 대프니 듀 모리에의 1951년 작품인 <나의 사촌 레이첼>이다. 책소개 읽다보니 레베카만 알았는데, 듀 모리에의 작품이 꽤 많이 소개되어 있다. 레이첼 바이스! 주연으로 영화로도 나오는 듯. "타국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한 남자와 그의 아름다운 미망인 레이첼, 그리고 레이첼을 살인범으로 의심하고 증오하면서도 서서히 그녀에게 빠져드는 젊은 상속자 필립의 이야기를 그렸다. 600페이지 가량 된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일상 미스터리 엔시 씨와 나 시리즈 <하늘을 나는 말>과 <밤의 매미> 

단편집이고, 시리즈 주인공인 '엔시 씨'는 라쿠고 예능인, 화자인 '나'는 문학과 라쿠고를 사랑하는 국문과 학생이다. '나'가 수수께끼 던지면 '엔시 씨'가 해결.










와 - 많이 나왔다. 


요즘 잠을 못 자고, 쪽잠으로 연명하다 보니(언제는 아니었나;;) 졸렵다. 커피 타와야지. 

요즘 같은 날씨와 컨디션에 일상 미스터리가 딱 일 것 같다. 서양에서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는 것이 아마도 일본에서 나온 '일상 미스터리'일 것 같다. 나는 역시 '일상 미스터리' 쪽이 재미있다. 요네자와 호노부도 아직 못 읽은 것, 재미있었던 것 다시 읽어보고 싶고..
















저, 계절 디저트 시리즈는 하나도 못 읽었고, 빙과 시리즈는 무척 재미있고, 지금 다시 읽고 싶은건 <추상오단장>이나 <덧없는 양들의 축전> 이네. 















이새벽 <고양이 그림일기> 이 책 좋다. 거친듯 자유로운 흑백의 그림도 좋고, 뛰엄뛰엄 쓰고 그리는 제목 그대로 '그림일기'라 좋다. 산책냥과 마당냥이인 것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사람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하는거니깐. 귀여운 고양이 스티커 2장이 함께 따라 온다. 


남씨의 <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는 어떨까? 

"하기 싫은 건 안 한다. 하고 싶은 건 꼭 한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가 사는 법" 

어제 만난 분과 고양이 이야기를 오래 오래 했다. 한 마리 한 마리 너무나 다른 고양이 성격, 나이 들어 가는 첫째 고양이, 고양이 병원 이야기, 이 아이는 어떻고, 저 아이는 어떻고 하면서 질리지도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고양이 이야기들 


<고양이님, 저랑 살만하신가요?> 는 고양이가 선택한 수의사 집사 이야기이다. 

사람도 개 사람, 고양이 사람 있듯이, 수의사들도 개의사, 고양이 의사 있다. 개의사가 고양이 의사 흉 봄. 고양이 의사들은 

고양이 얘기 나오면 막 말이 진짜 많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의사들도 전문 분야라던가 경험 많은 것 외에도 더 선호..랄까, 더 애정 가고 본인이랑 맞는 동물이 있는 것 같다. 말로가 다니는 집 앞 동물병원 원장님은 개의사인데, (고양이 경험도 많음) 그러다보니 고양이 행동학에도 관심 많아 종종 이야기해주시곤 한다. 

이 수의사분이 예전에 인터넷에 떠돌던 그 수의사분인지 모르겠다만,(아님), 고양이가 간혹 집사를 정해 눌러 앉는다. 사무실까지 들어와 눌러 앉아 버린 이야기를 썼는데, 마지막에, 아 제 직업은 수의사입니다. 했던 것. 

예판으로 선물 받아 엊그제 도착했다.  템프테이션 샘플, 아니고, 본품이랑 같이 온다. ㅎㅎ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다 아시죠? 템프테이션. 말로랑 리처가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남자의 고양이>  

<그 여자의 고양이>도 나오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유명인들이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사진들 보면 닥저하고, 기분 좋아진다. 책소개에 "무라카미 하루키부터 TS 엘리엇, 칼 라거펠트에 이르기까지 고양이를 사랑했던 남자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고 나와있는 걸 보니,흐음.. 싶은 것. 


'캣맨이란 무엇인가? '캣맨들을 만나보자' 라고 하는 것도 캣맘에서 바꾼건지 원래 있는 말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핍박받고 고생스러운 캣맘들 생각 나서 재수 없고, 영 별로네. 


그림들은 아름답다. 욕심 난다. 무라카미 하루키 얘기가 나와서 .. 어제 무라카미 하루키 얘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디서 그랬어요. "결혼이란 항상 좋지는 않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라고 뭐 이 비슷한 이야기였다. 내가 먼저 얘기 꺼내고, 괜히 내가 뿔퉁나서, 하긴, 하루키가 안 좋을 일이 뭐가 있겠어요. 데뷔작부터 빵 터졌지요, 달리기도 꾸준히 하지요, 고양이, 고양이도 있지요. 결혼도 했지요. 여튼지간에, 결혼이라는 건, 반려를 만나는 건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은 거. 혼자인 것이 좋지만, 혼자서 '좋을 때는 아주 좋은 것'의 단계까지 가기는 힘들다. 


 














이런 예쁘고 재미있을 것 같은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고, 

















시인들의 책을 읽고 싶다. 


J가 시집을 읽고 선물할 때 까지만 해도, 애인이 시 읽어달라고 조를 때 까지만 해도 시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어느 순간 시집을 찾고, 시인들의 글을 찾게 되었다. (성추행범 많아서 사기 전에 시인 이름 검색해보거나 안전하게 여자 시인들 것 사야 하지만) 당신 말 빌리면, 이것도 1년 걸렸네. 읽어주고 싶은 시가 많아요.


꽃값 들어오면, 또 꽃 사러 가야지. 

날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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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책방
기타다 히로미쓰 지음, 문희언 옮김 / 여름의숲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일본 책계의 이런 기획들은 놀랍다. 최근에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런 기획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그 내용이 알차서 성공하는데에 토양이 될 일본의 책문화가 정말 부럽다. 


이 책은 워크북 형식으로 네가지 과제를 가지고 '책방의 방식'을 생각해보는 책이다. 

1장인 '정의하다'에서는 책방의 정의를 생각한다. "책을 파는 것만이 책방의 일이 아니라는 전제"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 했다. 2장인 '공상하다'에서는 이런 책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상이으로 '앞으로의 책방' 을 위한 힌트를 찾는다. 3장 '기획하다' 에서는 새로운 책을 파는 방법으로 과거 기획했던 기획 사례들로 독자에게 책을 전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여기 나온 기획들 중에 낯익은 기획들 있는데, 이 책에서, 그러니깐, 일본 서점계 이벤트에서 가져온거구나 싶다. 하지만, 서점계 주도 이벤트와 출판사 주도 이벤트의 차이는 작지 않다. 일본의 책소비자와 우리나라의 책소비자도..  4장 '독립하다' 에서는 서점 근무 경험을 살려 독립한 사람들을 인터뷰 하고 있다. 


책방의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 이 책을 통해서 '책방'이라는 삶의 방식에 대한 생각이 좀 더 깊어지고 또한, '앞으로의 책방'의 본연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이길 바랍니다


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책방'이라는 삶의 방식이라는 말이 너무 멋져서 몇 번이나 되뇌었다. 책방이라는 삶의 방식.이라니. 


책과 책방에 대해 맘적으로 친구, 가족, 애인, 스승, 멘토, 테라피스트, 등등 모든 역할을 다 맡기고 있는지라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감정이입해서 읽게 되는데, 잘 쓴 전문가의 책들이 그렇듯이 이 책도 책, 책방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내 일에 대해서도 쉽게 대입되어 교훈과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하기 전에 움직여라'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사실 저도 굉장히 부정적인 사람이라서 자주 생각에 빠지거나 몰두하는데, 생각하느 ㄴ시간을 첫발을 내딛는 데 사용하면 뜻밖에도 길은 열립니다. 무리라고 생각해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각오는 중요합니다. 물론 따끔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경험으로 여기고 다음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생각만 많아서 뭔가 하면 될 것 같은 나를 위한 따끔한 일침 되시겠다.


편리함만이 가치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 서점계도 아마존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갈리는 것 같은데, 끊임없이 '책방'을 유지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주문하고 다음 날 바로 도착하는 편리함보다 기분이 좋아지는 무언가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저는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파는 것보다, 책과 사람의 만나는 방법을 디자인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라고 말하는데, 


이부분이 좀 신기하다. 출판계 사람들을 옆에서 보면, 다들 책 읽는 것을 기본적으로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 아니면, 내가 아는 출판계 사람들만 그런 것일까? 인터뷰한 사람들 중에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파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저자만 하더라도 '책과 사람의 만나는 방법을 디자인하는 것' 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하지 않는가.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긴 해야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원하는 건 '책방의 현장에서 무엇을 하기 보다 책방에 가지 않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하는 것' 그런 기획들이다.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책에 흥미를 갖게 할 것인가, 책 마니아을 많이 늘리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일한다고 하는데, 중요하다. 중요한 부분이다. 일회성 이벤트건 꾸준한 이벤트건,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벤트로 책을 더 사게 하는 것도 좋지만, 책 마니아를 늘리는 것이 물론 당연히 중요하고, 이건 책방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 출판사, 서점, 도매, 도서관 등등 뿐만 아니라 국가 주도로 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한국 SF 시장의 고정 고객은 3천명이고, 이 3천명이 책 나올때마다 사니깐, 그럭저럭 SF 시장이 돌아간다고 들었다. 근데, 이 SF 마니아 두 명이 결혼을 한거라. 결혼해서 책장을 합치고, 책 두 권 사던거 한 권만 사게 되고, 그래서 2,999권만 팔리게 되어 한국 SF 시장이 망했다더라. 라는 우스개 소리가 우스개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사라는 법 있나,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특정 책을 한 권만 사는데 (나처럼 똑같은 책 산지 모르고 두 권, 세 권 사람도 극히 일부 있겠으나) 선물로의 책은 똑같은 책도 몇 번이나 같은 책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선물용으로의 책 관련 기획들도 눈에 띈다. 책선물이 어렵다. 책선물 하지 않는다. 라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건, 선물하기 얼마나 좋은데. 나 완전 잘할 수 있는데. 


책과 잡화를 함께 파는 경향도 강한데, 이건 요즘 우리나라 서점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일본처럼 자리잡으려면,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책 추천, 책 액자, 책 처방, 생일 책 등등 기발한 기획들이 많다. 아까 우리나라 출판사들에서 몇가지 시도했었다고 했는데, 성공했...는지는 얘기 안 할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Title 책방주인 쓰지야마는 말한다. 

"리틀 프레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평 일을 드문드문 받고 싶다든가, 카페에 책을 골라주는 일도 하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가만히만 있으면 힘들다고 생각하니까 책과 관련된 일은 무엇이든 하고 싶습니다. 쓰고 만들고, 다른 장소에서 하고, 그 정도밖에는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이 책 읽으면서 딱 하나 거슬렸던 것은 인터뷰한 사람들이 효율성이 없는, 돈보다 중요한, 즐거운, 천천히 하고 싶은, 등등의 생활감 없는 말들을 많이 했던 것이다. 심지어 투잡인 경우도 많음. 하고 싶은대로 하면, 네, 좋겠지요. 하지만, 월세는 어떻게 내지요? 월급은 어떻게 주지요? 생활비는요.. 하고 나 혼자 묻고 있더라는.


역시, 일본도 쉽지 않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보람과 즐거운 일에 대한 신념이 굳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이런 기획에서 굳이 생활감을 드러내며 공감을 살 필요는 없었겠구나 싶긴 하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인터뷰를 옮겨 본다. 책방 프리랜서?!인 구레씨의 인터뷰다. (북카페나 책방에 책 어레인지해주고, 교육해주는 그런 일을 한다) 


책방에 간다는 체험이 그 사람에게 있어서 일상에서 조금씩 멀어져 자신의 시간을 갖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느낌의 고독감이라고 할까, 독립해서 생각할 기회를 주는 '조용한 책방'을 하고 싶습니다. 


이 책에도 나온다. 2만여 장서를 가진 사람, 책방을 하는건 아니지만, 책방만큼 책을 가지고 있고, 책 위주로 살고 있으면 그것 또한 책방 아니겠냐고. 2만권까지는 택도 없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만으로도 충분히 나만의 책방을 만들고, 내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조용한 책방인 셈이다. 내 책방에는 고양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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