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계곡 1
차미언 허시 지음, 크리스토퍼 크럼프 그림, 김시현 옮김 / 평사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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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내내 나의 오감이 피곤할 정도로 공격당한다.
흥미로운 저자소개만 보고 덥썩 집었던 책인데, 기대 이상이다.

고아소년 스티븐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언장을 받고 랜즈버리가로 들어간다.
콘월 마을에 있는 랜즈버리가는 세기에 걸쳐 마을의 미스테리로 남아 있는 곳이다.
아무도 없는, 아니 항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랜즈버리가의 영지에서 스티브는 아름다운 저택과 계곡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점점점점 흥미로워진다.
알 수 없는 일들이 주변에 자꾸 일어나고, 그 비밀을 풀기 위해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펼치게 된다.
할아버지와 B라는 친구가 아마존을 탐험하는 이야기이다.
아, 이 스티븐소년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는 내성적인 아이였지만, 동물학, 식물학 등에 관심이 많아서 알 수 없는 식물들과 책에서만 보던 동물들, 때로는 책에도 안 나온 듣도보도 못한 동,식물! 을 만나게 되는 저택탐험자로서 안성맞춤이다.

스티븐소년과 함께 탐험하는 것은 즐겁고 동시에 질투나는 일이다.
때되면 배고픈 스티븐소년이 묘사하는 그 단순한 영국음식들에 읽는내내 침이 고이고,
그가 묘사하는 식물의 푸르름과 생생함. 동물들의 느낌은 그 동안의 독서에서 접하지 못한 자연을 이 허약한 도시의 독자에게 과도하게 퍼붓는다.

지금은 서른이 훌쩍 넘은 아들 니콜라스가 여섯살때 TV에서 아마존 파괴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고 무척 화가 났었다고 한다. 11살에서 12살에 걸쳐 환상의 동물들, 아마존에서 대피해온 동물들, 그리고 아마존의 대변인으로 열대우림을 구하기 위해 모금을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소설을 썼다고 한다. 20년이 다되도록 다락방에서 잠자고 있던 소설의 스토리를 가져다가 18개월에 걸쳐 첫 데뷔작을 썼다.

아가사 크리스티를 만나고 소설을 써야겠다 마음 먹은 것도, 탑모델 출신의 옥스포드에서 고고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도, 터키산 사냥개 카라바쉬의 고대혈통연구자인 것도 흥미롭지만,

그걸 다 떠나서, 소설 그 자체는 '자연'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는 힘을 품고 있어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불어 넣어준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콘월에 살면서 농사 지으며, 후속작을 쓰고 있는 차미언 허시.

 

아, 각 장에는 크리스토퍼 크럼프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펜화가 수록되어 있다.
자연세밀화를 주로 그려왔다고 하는데, 각장의 예고격의 펜화다. 아름답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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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6-02-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사고 싶어 못 견디게 만드는 리뷰를 또 올리셨군요. 찜 들어갑니다.
참아야 하느니라아-

moonnight 2006-02-1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벌써 다 읽으시다닛. +_+;; 저도 근질근질. 너무 재미있겠잖아요. ;;;;

mong 2006-02-20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이거 사야되요? 'ㅡ'
(알면서 확인해 보고자 하는 마음)

하이드 2006-02-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몽님, 죄송해요. 사야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