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 알 수 없는 그 놈의 생일. 하필이면 게다가 발렌타인데이. 초콜릿과 연인들로 넘쳐날 화요일 명동 한복판에서 나는 꿋꿋이 퇴근해서 책을 읽을 것이다.


동참하실 분?


 Como agua para chocolate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상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심리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심리 상태나 상황

 라우라 에스키벨 '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초콜릿 재료
스코누스코 코코아 2파운드
마라카이보 코코아 2파운드
카파카스 코코아 2파운드
기호에 따라 설탕 4내지 6파운드

코코아 열매가 다 볶아지면 체를 사용해 열매와 껍질을 분리한다. 절구통 밑에 뜨거운 석탄이 담긴 납작한 토기를 놓고 절구통이 따뜻하게 달궈지면 코코아 열매를 빻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여기에 설탕을 넣고 조그마한 나무공이로 곱게 빻는다. 그리고 이 반죽을 몇 덩어리로 나누어 손으로 추콜릿 모양을 빚는다. 기호에 따라 둥글게 빚을 수도 잇고 길쭉하게 빚을 수도 잇다. 그런 다음 바람에 말린다. 칼끝으로 네모난 블록 모양을 새길 수도 있다. 티타는 초콜릿 모양을 만들면서, 심각한 고민이 없었던 어린시절의 주현절이 서글플 정도로 그리웠다.

 

 앤소니 버클리 콕스 ' 독초콜릿 사건 '

" 나는 어떤 영광스러운 빚을 갚기 위해 초콜릿을 한 상자 사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아내와 어젯밤 제국극장 특별석에서 연극을 구경했는데, 제 2막이 끝날때까지 범인을 알아맞히지 못하면 나는 아내에게 초콜릿 한 상자를, 아내는 나에게 담배 백 개비를 사주기로 약속했지요.  그런데 아내가 이겼습니다. 그래서 초콜릿을 사가지고 가야 한답니다. 연극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해골의 울음소리>인데, 보셨습니까?"

 

초콜릿과 이 책을 주면서 말한다. ' 자 , 시식해봐. 단 꼭 책을 먼저 읽어야해. ' 라는 상상을 하며, 책장을 넘긴다.

 뮈리엘 바르베리 '맛'

저자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세계 음식책 상World Cookbook Fair Awards에서 2000년 문학 부문 최고의 책으로 뽑혔더랬다. 저자는 철학교수다. 미각을 통해 철학을 이야기한다. 섹쉬하게.

아무 페이지나 펴 보면, 음식을 맛보는 것에 관한 현란한 문장들이 펼쳐진다. 그 음식을 음미하면서 읽던지, 그 문장들을 음미하면서 읽던지.
2월 14일, 초콜릿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잊고, 그 깊고 넓은 '맛'에 집.중.하.자.

'그것은 현기증 나는 경탄이었다. 내 치아의 방벽을 넘어 들어온 것은 고체도 아니고 물도 아닌, 단지 그 둘 사이의 매개적인 물질로서 고체의 편에서는 무(無)에 저항하는 견고성을 간직하고 물의 편에서는 기적 같은 유동성과 부드러움을 빌려 온 물질이었다.' (-> 이것은 무엇일까요? ^^)

'맛'에 이어,  다이앤 애커먼 '감각의 박물학' 은 어떨까.

'우리는 혀끝에서 단맛을 느낀다. 쓴맛은 혀 뒤쪽에서, 신맛은 혀 옆쪽에서 느낀다. 짠맛은 혀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만 주로 앞쪽에 몰려 있다.( 중략) 아이스크림, 막대사탕, 손가락 끝에 묻은 케이크를 단맛에 대한 미뢰가 있는 혀끝에 갖다대면 더 큰 쾌감이 밀려온다. 혀 밑에 밀어 넣은 각설탕은 혀 위에 올려놓은 것만큼 달지 않다.'

자, 초콜릿, 혀끝으로 음미하기.

 

 황경신의 '초콜릿 우체국'

잠시 현실을 동화처럼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해.

 

솔직히 그 내용은 희미해져있다. 
그리고, 어디다 두었는지도 못 찾겠다.( 다시 안 읽은책은 어딘가 안 보이는 곳에 치워 놓는다.)
내게는 과하게 달았다. 난 예전부터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로알드 달 '찰리와 초콜릿 공장'

 난 초콜릿도 싫고, 말 잘듣는 아이도 싫다.
 이 책은 로알드 달의 지독한 농담만 같아 좋아할지 싫어할지 맘을 정하지 못했다.

 표지도 진한 초콜릿인 이 책. 
 금박티켓을 들고, 초콜릿 공장에 가자.

 



초콜릿 강이 흐른단다.

 조앤 해리스 '초콜릿'

 '아침에 진열장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상자, 꾸러미, 금색, 은색 종이별들, 장미꽃 장식, 종, 꽃, 하트, 색색으로 말아 놓은 리본들이 흰 대리석 선반 위에 널려 있엇습니다. 종처럼 만든 유리컵과 접시들 안에는 초콜릿, 절인 과자, 비너스의 젖꼭지, 트뤼프, 망디앙, 설탕에 절인 과일, 헤이즐넛 송이, 조개 초콜릿, 절인 장미꽃잎, 절인 제비꽃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중략) 오, 신부님. 전 그 생각만 하면 너무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 매력있는 여인이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데 제가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제말씀은,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늦었더라는 겁니다. 하긴 뭐, 초콜릿을 먹으면 절대 안 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제 말씀은 지난 한두 해 동안 제 엉덩이가 정말로 얼마나 <부풀어> 올랐는지, 전 정말로 <죽고>싶습니다..."

히피 조니뎁이 줄리엣 비노쉬의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중독성 강한 사랑, 중독성 강한 초콜릿.

 조앤 플루크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 한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 동생이 돌아오면 위로해줄 생각으로 초콜릿칩 오트밀 쿠키를 만들었다. 하지만 반죽을 섞기 전에 필요한 재료가 모두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던 게 화근이었다. 제일 중요한 오트밀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한나는 오트밀 대신 콘플레이크를 넣었고, 우여곡절 끝에 만든 쿠키는 의외로 맛이 좋았다. 더구나 한나의 걱정과는 달리 안드레아는 치어리더로 뽑혔고, 그때부터 안드레아는 한나가 구운 초콜릿칩 쿠키라면 사족을 못 쓰게 되었다."

딱 표지만큼, 제목만큼 가벼운( 그래도 살인사건이 일어나긴 한다) 소설이다.
코지미스테리 : 추리소설에서 보이는 잔혹함이나 고도의 두뇌게임 없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추리소설의 한 장르.
김 샌 '쟈넷 에바노비치' 책 보는 기분이다. 가끔 발랄하다. 반도 안 읽었는데, 오타가 꽤 눈에 많이 뜨인다.

무튼, 제목에 '초콜릿칩' 들어가니,  골라봤다. 그래, 이 책은 가루 질질 흘리면서 먹는 적당히 단 초콜릿칩 쿠키같은 책이다.




 그렉 버렌트 외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한 해의 거대한 초콜릿 이벤트에 혼미할 때, 이 책을 보고 이성을 찾아보자. 단 너무 깊이 공감하면, 평생 홀로 초콜릿 책만 읽을 수도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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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2-07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여기저기 다 쪼꼬렛 판. ㅠ_ㅠ 전 동참하지 않을래요. ^^V

모1 2006-02-07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콜렛 사진들이 유혹하는군요. 이런...사먹고 싶다는 생각에 불끈불끈 들어요. 아침부터...

딸기 2006-03-14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읽은게 하나도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