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좋은 방'을 읽고 있다.
1903년부터 구상해서 1908년에 출간된 이 책.
루시가 피렌체의 펜션에 도착 해서 원하던 '전망좋은 방'을 가지지 못하게 된데 대한 투정을 하면서 시작된다.

책의 목차들이 귀엽다.
1장 펜션 베르톨리니
2장 산타크로체 교회에서 베데커 여행 아내서도 없이
3장 음악, 제비꽃, S 로 시작하는 말
4장 제 4장
5장 유쾌한 소풍의 가능성
6장 아서 비브 목사, 커스버트 이거 목사, 에머슨 씨, 조지 에머슨 씨, 엘리너 래비시 양, 샬럿 바틀릿 양, 루시 허니처치 양이 마차를 타고 전망을 보러 소풍을 가다. 이탈리아인들이 말을 몰다
7장 다들 돌아오다
8장 중세사람
9장 예술 작품 루시
10장 유머가 가득한 세실
11장 바이스 부인의 최신식 아파트
12장 제 12장
13장 샬럿 바틀릿의 보일러가 속을 썩이다
14장 루시가 외부 상황에 용감하게 맞서다
15장 내면의 참상
16장 조지에게 거짓말을 하다
17장 세실에게 거짓말을 하다
18장 비브 목사, 허니처치 부인, 프레디, 하인들에게 거짓말하다
19장 에머슨 씨에게 거짓말을 하다
20장 중세의 종말

부록 : 방이 없는 전망

20세기초반 영국 로맨스소설을 읽고 싶은 기분.
작고 단정한 E.M. 포스터 전집을 꺼내들었다.

조지라고 불린 젊은이가 똑똑한 여자 쪽을 보았다가 다시 자기 접시로 우울한 얼굴을 돌렸다. 그와 그의 아버지는 분명히 여기 어울리지 않았다. 루시는 열렬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가운데 잠깐이지만 그들도 함께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특별히 즐거울건 없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선 뒤 뒤로 돌아서서 소외된 두 남자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어색한 인사를 했다.

'예의범절'이라는 네 벽 사이에 들어앉아 있는 루시, 음울한 조지를 만나다.

'그 분의 장점은, 그게 장점이라면, 마음속 생각을 그대로 말한다는 겁니다. 자기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방이지만, 두 분한테는 특별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그분은 예의 같은데 구애받지 않는 만큼 누구한테 은혜를 베푼다는 생각도 안할 겁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적어도 저한테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루시가 유쾌해져서 말했다.'저는 그분이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언제나 모두가 다 좋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생각하는것을 안에 감쳐두지 못하는 에머슨씨. 그를 나쁘게만 보지 않는 비브 목사.
루시는 마냥 ' 언제나 모두가 좋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음악은.....' 루시는 좀 더 일반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돌리려는 듯했다. 하지만 말을 맺지 못하고, 비에 젖은 이탈리아를 멍하게 내다보았다. 남쪽 나라는 온통 혼돈에 빠져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 나라가 형체 없는 옷더미들처럼 변해 버렸다. 거리와 강물은 혼탁한 황토색이었고, 다리는 혼탁한 회색이었으며, 언덕들은 혼탁한 자주색이었다. 언덕 자락 어디엔가 래비시 양과 바틀릿 양이 있을 터였다. 두 사람은 하필 이런 날을 골라 토레 델 갈로에 갔다.

이탈리. 피렌체. 토레 델 갈로.

그날의 외출은 샬럿에게는 아주 전형적인 것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추위와 피로와 허기와 천사 같은 미소에 휘감긴채, 더럽혀진 치맛단과 너덜거리는 베데커 여행 안내서를 휘날리며 밭은기침까지 달고 돌아왔다. 반대로 온 세상이 노래를 부르는 것 같고 공기가 포도주처럼 입 안에 감기던 어느날은 자기가 너무 나이가 많아서 쾌활한 처녀의 동행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며 응접실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래비시 양이 바틀릿 양을 사방으로 끌고 다니겠죠. 래비시 양은 비에 젖은 진정한 이탈리아를  찾고자 할 겁니다.'


'래비시 양은 정말 독창적이에요.' 루시가 웅얼거렸다. 그것은 그곳의 표준 어구였다. 펜션 베르톨리니는 사람들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있었다. 래비시 양은 독창적이다.

독창적인 래비시양

비브 목사가 옳았다. 루시는 음악 이외의 영역에서는 자기 욕망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녀는 비브 목사의 기지도 이해하지 못했고, 캐서린 앨런의 수다에 담긴 암시도 읽지 못했다. 대화는 지루했고, 그녀는 무언가 대단한 것을 원했다. 그리고 바람 부는 전차 난간에 서 있으면 그걸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일은 그녀가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숙녀답지 못하니까. 도대체 왜? 왜 이 세상의 대단한 일들은 대부분 숙녀답지 못한 걸까?

지금도 개봉하면 인기있는 '엠마' , '오만과 편견'
가끔 고플때가 있다. 19세기-20세기 초반의 영국전원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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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1-2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아무 생각없이 '오만과 편견'을 매우 좋아해요. 단, 왜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건 실례예요. ^^*

LAYLA 2006-01-2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지금은 책을 살수가 없네요. 저도 오만과 편견 좋아해요 ^,^

Kitty 2006-01-2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 시리즈 환장합니다 ㅠ_ㅠ
심지어 클루리스까지 러브러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