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
마르크 레비 지음, 조용희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조나단.
너는 여전히 이 이름으로 불리는지? 오늘에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마르크 레비의 '다음생에' 는 피터라는 노인의 편지글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크리스티 경매의 유명 경매사였던 피터의 젊은시절, 그 옆에 있던 반쪽과도 같은 저명한 미술감정사 조나단, 그리고, 그와 결혼하게 될 화가 안나, 마지막으로 조나단을 사로잡은 19세기 러시아의 화가 블라디미르 라드스킨의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유작을 찾기 위해 런던으로 가서 만나는 겔러리스트 클라라의 이야기이다.

예전 책들에 비해 뭐가 뭔지 모르겠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나서는 여느때와 같이 작품에 혹- 빠져든다. 그리고, 쉼없이 마지막의 에필로그까지 읽어내고 나서, 다시 맨 앞 '조나단. 너는 여전히 이 이름으로 불리는지?...' 로 돌아가 피터의 편지를 읽으며, 그제야 눈물이 찔끔난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를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혹은 '천국 같은'  혹은 'if only it were true' 
에서, 그리고 '너 어디 있니' 에서 작가가 말하는 것은 '믿음' 이다. '사랑'을 넘어서는 믿음. 친구, 가족, 연인,
전편들에 비해 분량은 짧고, 반면에 이야기하려는 내용은 많아서, 감동이, 여운이 덜할지도 모르겠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다정한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하는 반복되는 이야기는 '믿음' 이고, 이 책에서 이야기해주는 '사랑'을 하고, '믿음'을 주는 방법은 ' 그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사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 이다.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내어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람을 알게 되고, 이미 사랑에 빠져 있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

분명한 것은 전편들에 비해 미스테리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는거.
미스테리, 복수, 미술, 화가, 전생, 사랑, 등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려다보니, 좀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마르크 레비의 책을 폈다는건 감동에 빠질 준비가 되었다는것이니, 잠시 이성과 현실적인 계산과 논리는 옆에다 치워두고, 책을 읽으면 되는거다.

*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상한 일을 맡아본 형사 필게즈가 피터의 친구로 등장. 그 이상한 일은?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를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에서의 그 일. 흐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렌초의시종 2005-12-15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제가 맘에 들어하는 단어가 하나 가득 들어있는 리뷰에, 책이군요. ㅋㄷㅋㄷ 조만간 구입할 지도. 아~ 이국적인 것이 좋아요. 항상. 질리지도 않아요

Kitty 2005-12-15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르크 레비의 새 책이군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___^

비로그인 2005-12-15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묘하게 마음에 드는 표지입니다. 얼른 지금 읽고있는 책들을 다 일고,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