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하루종일 엄청 설레며 태양계를 기다렸건만, 새벽에 몇시간이나 정성들여(?) 금액과 당일배송 맞추어 주문했건만, 

태양계는 오지 않았다. 아.. 택배아저씨여. 


보통 6시에서 7시 사이에 배달해주셔서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식량 구하러 나갔는데, 지난 주에도 잠깐 나갔던 사이 배달해주고 가셔서 냉동실에 준비해둔 얼음물을 못 드렸는데, 이번에도? 7시까지 기다리다 나가서 파프리카와 풀무원 로제파스타, 새우를 사서 들어올때까지도 택배는 오지 않았고, 난 그 때 예감했지. 


우리 동네 당일배송 확률은 99.9프로. 인데, 이럴수가. 아저씨를 가리키는 파란점은 우리집을 가리키는 빨간점을 지나 몇 개의 노란점을 남기고 이미 우리 동네를 지나 있었다. 오시는 길에 들르시려나 기다렸지만, 10시가 넘고 나는 태양계를 포기했다. 취소를 다짐하며, 일요일에도 기다렸으나 (일요일에 도착한 적도 한 번 있었다) 오지 않았다. 


토요일에 기다리다 기다리다 도착하지 않은 책들과 동상이몽 방송 이야기만 듣고도 진짜 짜증이 물밀듯이 몰려와 

오래간만에 토,일 쉬는 주말을 도착하지 않을 책을 기다리며 망쳐버렸다. 토요일당일배송,실패, 크리티컬... 


미련한 인간이여. 

여튼, 주말에는 간만에 집에 있는 책들을 읽었던 것 같다. 라고 하면, 집에 있는 옛날 책들 같지만, 초신간들 많다구. 금요일 도착한 '로마의 일인자'도 있고. 


'나인 드래곤'을 읽고 '13.67'을 읽는건 묘한 기분이다. 

'나인 드래곤'에서 해리는 삼합회와 싸우며? 홍콩 경찰과 트러블을 일으키는데? 13.67은 바로 그 홍콩 경찰 이야기이다. 

뤄전더랑 뤄샤오밍 있었으면, 해리 다 주겄어. 라고, '나인드래곤' 책들을 보며 중얼거려 본다. 


 여러분, '13.67' 읽으세요.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다는 입소문 이미 잔뜩인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홍콩 미스터리라서 낯설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요. 우리에겐 장국영과 주윤발이 있었잖아요~~ 


뭐, 그 정도까지는아니라도, 이책은 첫 중편부터 엄청 인상적이다. 첫 작품인 '흑과 백 사이의진실' 의 강력함은 두번째 중편을 읽기 시작하면서 더 확 올라올 수도 있다. 


하드보일드, 본격, 경찰소설, 성장소설, 스승과 제자.. 등을 담고 있는데, 어느 하나 딱 강해서 이거다. 싶은 건 없어서 (굳이 들자면 경찰소설?) 추천하기 더 좋다. 


시리즈인 것 같던데 더 나와줬으면 좋겠다. 불편한건 책이 두껍고 무거운데 양장이 아니라 딩굴딩굴하면서 읽기가 불편한거.


 

















아사오 하루밍의 '고양이의 눈으로 산책하기'는 사실 처음 몇 장 읽고, '오후 세시의 일기' 보다는 별로군. 했는데, 읽다보니 좋아졌다. '고양이 스토커' 라는 책이 있고 드라마화인가 영화화 되었다는데, 그 책이 먼저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산책 이야기는 좋아하는 작가의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좀 위험한 것이, 지명이 많이 나와서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 사진도 아니고 글로 읽는 모르는 지명의 가독성은 당연히 낮다. 


그리고 엄청 좋아하면서 읽고 있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퀘스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빅 픽처'인데, 이 작품 하나로 이후에 나온 책을 몇 권이고 사들였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더글라스 케네디는 '빅' 자가 들어간 책을 사면 되는 건가.. 




 표지가 너무 별로라 .. 실물 보면 더 별로라.. 하지만, 국내 더글라스 케네디의 컨셉이 계속 이랬으니깐 뭐, 할 수 없다. ㅡㅜ (제 2의 닉혼비인가..) 


본인 이야기인데, 정말 좋다. 빅 퀘스천, 말 그대로 커다란,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는데, 더글라스 케네디가 그간 써 왔던 죽게 고생하는 주인공들 이야기가 여기서 나왔구나 싶은 정도다. 


글쟁이 아니랄까봐 책에서 답을 찾으며 책이야기, 작가 이야기 하는 것도 좋다.(단순히 책이야기 책이 아니라, 정말 책에서 답을 찾는 그런 이야기들) 심지어 재미도 있다. (적어도 작가의 몇몇 망한 소설보다는 훨씬 더)





좋은 점을 생각하자면, 주말에 우울해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더니, 나는 책 읽는 모드, 책 읽는 궤도로 재진입한 것 같다. 월요일이지만.. 오늘은 꽃하고, 충무로로 출근했다가 아마 바로 퇴근할테니, 그렇게까지 힘든 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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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5-07-20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3.67 정말 `쩔더군요` 올해 읽은 책 중에 재미로만 치면 두번째...

nomadology 2015-07-20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슈? 보쉬? 최근에 TV시리즈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하이드님의 추천작은 어떤 것일까요. 첨부터 쫙 읽던가 아니면 몇권만 보면 된다?
(TV 시리즈는 콘크리트 블론드와 City of Bones를 묶은거라고 하던데요.)

하이드 2015-07-20 18:43   좋아요 0 | URL
시리즈는 처음부터 봐야 맛이죠 ^^ 제가 나인드래곤 혹평해두긴 했지만, 마이클 코넬리 작품중 재미 없는 것 없습니다. 저도 보슈 재미나게 봤어요. 시즌 2도 나온다더라구요. 해리 보슈만 보시지 말고 미키 할러나 잭 맥어보이도 보세요. 일단 이 둘이 시리즈에서 나오기도 하고, 몇안되지만 작품들도 다 엄청 재미나요. ^^

살리미 2015-07-20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배 아저씨 기다리는 그 심정 저도 알 것 같아요.. 파란점과 빨간점을 몇번이나 들여다 보게 되는지^^

하이드 2015-07-21 16:36   좋아요 0 | URL
네 ㅡㅜ 잘 맞지는 않는데, 당일배송은 잘 연락도 안 되고, 파란점 빨간점에 의존하게 되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