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우연한 시선 - 최영미의 서양미술 감상
최영미 지음 / 돌베개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시대의 우울' 에 이은 두번째 책.
모네의 수련 그림이 있는 표지가 책이 놓여져 있는 곳까지 환하게 만든다.
하얀 표지에 작은 네모의 시퍼런 남빛이 있던 첫번째 책이 다소 고민스럽고, 도발적이고, 빈정거린다면, 이번의 책은 모네그림의 빛과 수련과 연못의 색깔의 화사함 만큼이나 다른 어조를 유지.. 하는듯 하다.

책의 아주 첫페이지에 나와있다. '그림은 우리네 삶의 정직한 거울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요. 저는 여기에 아는 만큼( 살아온 만큼) 보인다' 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  말도 공손해졌다. 이 말이 마음을 울렸던 것은 이때까지 내가 '읽는만큼' 보인다. 라고 착각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싶어서이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거기에 덧붙여 많이 생각하기. 어찌보면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지 못했었다. 책에서 보는 얘기 말고도 주관적인 이야기들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감상기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봐야할 그림'들을 표시해가면서 그 넓은 내셔널 겔러리를 돌았던걸 생각하면, 언제나 아쉽다. 그녀는 호기심 많고, 신기한것도 많고, 열정도, 우울도 많은 인간이다.

1장 '권력의 얼굴' 의 고대이집트 왕의 초상부터 21장 '사각형 속에 길을 잃다' 의 에드워드 호퍼 까지. 그녀가 살아온만큼 플러스 내가 살아온 만큼을 그녀의 그림 감상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가 충족되는 책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春) 2005-10-2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완전히 최영미에 버닝 모드군요.

하이드 2005-10-20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 방금 하루님 서재에서 오는 길인데 ^^ 넵.

moonnight 2005-10-2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암것도 모르고 그림 좋네. 하면서 런던과 파리의 미술관들을 돌아다녔던 걸 생각하면 참 부끄러워요. ㅠㅠ 담에 갈 기회가 생길 때(언제? ;;)를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