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데니스 루헤인이 한참 인기를 끌었던 '셔터 아일랜드' 나 '미스틱 리버'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읽으면 어떠려나. 

나는 요즘 한참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재독하며 반성하고, 공감하고 그러는 중. 


여튼, 그 이후에 읽은 보스톤 경찰 시리즈는 분량도 어마어마하고, 내가 딱 좋아하는 역사(미국 이민계) 와 범벅된 미스터리이다보니 감탄하며 읽고, 그 이후로는 신간 나오면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스테이지라고 생각하는데, 

'더드롭' 조직에서 수금,돈세탁 등으로 이용하는 '더드롭바' 의 바텐더 밥은 어느날 상처 입어 쓰레기통에 버려진 개를 줍고, 나디아를 만난다. 아무도 없었던 그에게 어느날 '세상이 돌더니' 개와 친구를 건넸다. 개와 친구 때문이 아니라 개와 친구가 있는 밥이라서 이제 밥의 운명의 길은 아주 약간의 어긋남이 완전히 다른 도착지를 만들게 된다. 같이 서 있으면 숫자 10같이 보이는 체첸인 형제가 간도 크게 밥의 바에서 강도질을 한다. 밥의 바가 드롭바로 실질적 주인이 마브( 밥의 사촌) 가 아니라 그 뒤의 조직이라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말이다. 밥은 그들 중 한 명의 시계가 거꾸로 차여져 있고,6시 25분에 멈춰 있었다는것을 토레스 형사에게 이야기해준다. 


밥, 마브, 토레스, 밥의 개, 로코, 독신자와 개의 수호성인의 원래 주인인 에릭의 이야기까지 번갈아 나오는데, 천하의 미친 악역이 에릭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조차 섬세하게 묘사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데, 벌어지는 일은 그렇지 않은 것. 


이백페이지대의 이야기는 짧다. 보스톤 시리즈에 비하면 반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아름답다. 

글은 서정적이고, 다른 복잡한 이야기는 없지만, 단순하지도 않고,  이 책을 읽은 감상은 자코메티의 작품처럼 뼈만 있지만, 여전히 하드보일드의 정서를 지니고 있는 이야기. 


죽고, 죽이는 이야기가 아름답다고 말하는건 좀 이상하지만, 데니스 루헤인은 여기서도 독자를 끝까지 밀어붙여 선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내내 괴롭지않게 끝까지 찜찜함 없이 읽을 수 있다. (별로 그 선을 넘기를 바라지도 않지만) 


시리즈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밥과 로코와 나디아의 이야기. 


어느 누구도 운명을 바꿀 수도 없다. 

는 것이 결정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바로 다음 순간 반어법으로 들리기도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타유 2014-12-1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넣었어요. ^^ 저도 읽어 보고 싶네요.

하이드 2014-12-12 13:23   좋아요 0 | URL
기존의 데니스 르헤인과는 또 다른 절제미와 압축미가 있었어요. 전 맘에 쏙 듭니다! ^^

[그장소] 2014-12-13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밀클도...섭렵하셨군요~진짜..달인이라 할만해요! 저도 아직 안읽은..(곧 읽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