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일찍 갔으면 책 더 읽다가 올 수 있었을텐데. 게으름 피우다가 네시나 되서 도착해버렸다.

 미하엘 엔데의 '보름달의 전설' 을 읽었다.

 초현실적인 그림의 큰 책이다. 미하엘 엔데의 책은 언젠가는 꼭 읽어봐야지 하고 있는데, 끝없는 이야기를 얼마전에 구입했고, 이 책은 오늘 도서관에서 읽었다.
사랑하는 약혼녀가 결혼전에 다른 사내와 도망가고 산으로 들어가 은자가 된 사나이와 사랑하는 여자를 욕보인 남자를 살해하고 도둑이 된 자의 이야기이다.

'참됨'은 은자의 모습으로 오는 것만이 아니고, 때로는 '도둑'의 모습으로 오기도 한다. 나이브하자.

 이 책을 읽다가 놔두고 왔다.

확실히 '아무튼' 보다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에 더 가깝다는 느낌.

제목이 Hier 여기 이던데 왜 어제?일까? 궁금.폴란드어로는 Hier가 어제인가?

 

나는 가끔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질문한다. 어떤 인생인가?
따분한 직업
형편없는 월급
고독

그리고 오늘 빌린 두권.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 호세 카를로스 카네이로

보르헤스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로 찜해놓고 있던 책이다.
제목도 너무 멋지다.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라니...

 

어느 누구도 탄식이나 비난쯤으로 폄하하지 않기를
기막힌 아이러니로 내게
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
신의 오묘함에 대한 나의 소회를.

신은 빛을 잃은 이 눈을,
꿈들의 도서관에서 여명이 그 열정에 굴복해
건네는 분별없는 구절들밖에읽을 수 없는 이 눈을
책의 도시의 주인으로 만드셨네.

낮은 헛되이 무한한 책들을
두 눈 가득 선사하네.
알렉산드리아에서 스러져간
필사본들처럼 읽기 힘든 책들을.

(그리스 신화에서) 한 왕이
샘과 정원 사이에서 갈증과 배고픔으로 죽었지.
나는 이 높고 깊은 눈먼 도서관의
구석구석을 정처 없이 떠도네.

벽들은 백과서전,지도, 동양과
서양, 세기, 왕조,
상징, 우주와 우주기원론을
건네지만 모두 부질없다네.
도서관을 낙원으로 꿈꾸던 나는
그림자에 싸여 천천히,
지팡이를 더듬거리며,
텅 빈 어스름을 탐사하네.

 미셸 투르니에 산문집 -김화영 옮김

 별 고민 없이 집어든 책.

 

 

섹스

섹스에 있어서 어려운 문제는 바로 그것을 만족시켜도 물리기는 커녕 그 반대로 더욱 흥분이 고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교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진다. 신체기관에 필요한 양의 수분을 공급하면 저절로 없어지는 자연적인 모마름음과 만족시켜주면 줄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술꾼의 병적인 목마름을 비교해보라. 그러나 일단 만족을 얻으면 오랫동안 진정되는 <정상적>인 성적 욕망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그 속에는 너무나 많은 뇌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뇌가 개입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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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7-03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참 멋있는 말이네요. ^^

하이드 2005-07-03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 이야기라니 더욱 기대되지요? ^^

panda78 2005-07-0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서 샀어요. ^^ 기대됩니다.

2005-07-03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Phantomlady 2005-07-04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라, 제목부터 정말 멋지군~~ ^ㅂ^
나도 읽어보고싶다.

하이드 2005-07-0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어로 hier가 어제랍니다 ^^; 그러고보니;;; 제보주신 a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