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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 제1권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때 반지의 제왕을 읽었을때. 그 때는 '반지전쟁'이라는 제목의 3권짜리 책이 있었따. 프로도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다. 왠지 책도 더 무거운 것 같았고, 수험생이라는 암울하다면 암울한 당시의 생활과 오버랩이 되어, 내 자신을 고생하는 프로도에 비기곤 했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고도 한참 지난 어느 날 반지의 제왕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얘길 듣고 분노했고, 잊고 있다가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반지의 제왕 1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 때부터 연례행사로 매년 연말. 1, 2, 3부를 봤었고, 3부에서는 아, 이젠 끝이구나. 하며 눈물을 질질 흘려야 했다.
판타지에 존재하는 그 모든 세계를 창조했던 톨킨의 소설들은 기본적으로 선과 악의 대결구조이지만, 굉장히 어두침침하다.
반지의 제왕, 루이스의 나르니아 연대기와 함께 판타지 문학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는 이 작품 역시 못지않게 어둡고 읽기가 힘들다.
읽기가 힘들다는 것은 주인공이 죽도록 고생한다는 이야기. 주인공 '새매'는 자신이 불러낸 어둠의 그림자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거듭하며, 마침내는 그 어둠의 이름을 찾게 되어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현자 오지언을 만나고, 그 누구보다 큰 힘을 지니고 있는 소년은 현자 오지언을 떠나 마법학교가 있는 로크 섬으로 가게 되고, 자신의 인생의 동료가 되어주는 들콩을 만난다.
어스시의 세계에서는 진정한 본래의 이름을 아는 것이 마법을 하게 되는 혹은 하지 못하게 되는 열쇠이다. 진정한 이름을 알려준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맡기는 것과 같은 정도이고, 반대로 적의 이름을 찾아 부르게 되면 적을 제압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자의 이름을 찾아 헤매이던 새매, 게드는 '그것'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그림자의 이름을 찾아내어 '그것'을 물리치지 않고도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난다.
'반지의 제왕'과 같은 지루하고 힘든 선과 악의 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