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대교북스캔 클래식 4
막스 뮐러 지음, 김시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쯔쯔 제목하고는.

막스 뮐러는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유명한 '겨울나그네'의 원작자 빌헬름 뮐러의 아들이다. 그는 작가이기보다는 학자였다. 이 작품은 유일한 그의 작품이다. 학자로 지내다가 재미로 썼던가, 아니면, 학자로 지냈으나, 문학에 대한 열정이 있었거나, 아니면, 어느날 문득. '문학'의 신님이 잠시 강림하셔서 그의 손끝을 빌리셨던가. 그것도 아니면, 작품에 나오는 것 같은 '사랑'을 꿈꾸거나, 경험했거나.

책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을 썼을까?' 고민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왜 나는 이렇게 사서고민 하고 있는건지.

'독일문학은 재미없다.' 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적어도 이 책을 에스키벨의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이나 보통의 책들처럼 재미있게 읽어내려가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재미를 붙이려고 노력을 해본다면, 예를들면 토마스 만의 '마의 산' 같은 책을 정말 힘겹게 힘겹게 읽어내고나서 이 책을 들으면, 150페이지정도 되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랑이야기쯤은 가벼운 산책처럼 산뜻하고 흥겨웁게 읽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서양의 중세 경건주의를 바탕으로 동양의 불교적인 신비주의,범신론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쓴 이 책은 독일인들이 가지고 있는 관념적인 사랑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소설이다.

일생을 병상에서 보내온 공녀 마리아. 그리고 그 옆집에 살던 평민인 소설속의 주인공 '나' .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알고보니 그녀도 '나'를 사랑한다. 그렇게 둘은 사랑을 확인하고 그 다음날 허무하게도 '그녀'는 죽는다. 하지만 관념소설답게도 '하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은 그대로 남아있다. 한 방울의 눈물이 대양에 떨어지듯 그녀에 대한 사랑은 인류라는 대해에 떨어져 몇백 만의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 그들을 에워싸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내가 그렇게도 좋아했던 수 백만의 낯선 사람들을. ' . 하며 끝까지 '사랑'에 대해 '상념'하고 ' 고뇌'한다.

책의 머리말이자 프롤로그는 막스 뮐러가 고인이 된 친구의 편지들을 발견하고 그 내용을 보게 된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니깐, 그 친구는 이 소설의 주인공 ' 나' 이다.) 1장에서 8장까지 있는데, 각 장은 '첫번째 추억' 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추억'으로 끝난다.

소설 속의 두 주인공들은 관념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고, 시인의 '시'로 이야기 한다. 예를들면 워즈워드의 이 시를 읽어보세요. 하는 식으로.

쉽게 넘어가는 책만 읽다가 읽어낸 이 책은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좀 버거운 독서경험이었지만, 몇권 더 읽으면, 다시 익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재미있었을' 때도 분명 있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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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2-2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전 이책 예전에 읽었는데..
음 찾아보아야 겠네요..
그때 읽고 너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님덕에 다시한번 보아야 겠습니다,,,,

비연 2005-02-27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땐가 읽었었죠..그 땐 어린 마음에 참 좋았다는 기억이 남아있는 책입니다.
지금 읽으면 어떨런가..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