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약속을 보다 지형이 이모가 뜬금없이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를 읊다가 쫓겨나는 장면이 나온다. 지형이 엄마가 막 무시하고, 향기랑 산책나감. 뭔가 이번편에서 존재감 있었던 지형이 이모다. 형부한테도( 임채무) 또 뜬금없이(?) 자식은 악세서리가 아니라며, 동물도 아는걸 인간이 왜 모르냐며, 뼈 있는 말 하고 나가고.  

여튼, 거기서 읊다 만 시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 What is Success? 이다.  

드라마를 건성건성 틀어놓고, (수애 부케가 궁금해서 받아 본 건데, 흰 부바르디아 부케 예뻤음)   

김영희 pd의 <소금사막>을 읽다가 문득 몇 십분만에 다시 마주친  

아마도, 지난 몇 년간, 본 적도 없었을 그 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를 금새 다시 만나게 되었다.  

 

 

 

 

 

 소금사막에서 김영희의 글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무엇이 옳은 삶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시가 한 편 있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외우고 있는 시인데요,
10여년 전 우연히 접한 순간 저를 충격에 빠뜨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저절로 외워지더군요.
19세기 미국의 철학자이자 수필가이며 시인이기도 한 에머슨이 쓴 시인데요, 200년 전에 서양에서 쓰인 시가 200년이 흐른 지금 한 동양 남자의 가슴속에 어찌 이렇게 절실하게 와 닿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제목은 '무엇이 성공인가' 인데요. 갑자기 '성공'이라는 세속적인 단어가 나와 실망하셨을지 모르지만, 옳은 삶을 사는데 한번쯤 들여다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성공인가 _ 랠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서 존경받고
어린아이에게서 사랑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에게서 찬사를 받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운 것을 식별할 줄 알고
다른 사람에게서 장점을 발견해내는 것  

건강한 아이를 하나 낳든
한 뙈기의 밭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감으로써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What Is Success?


What is success?
To laugh often and much;
To win the respect of intelligent people
and the affection of children;
To earn the appreciation of honest critics
and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
To appreciate beauty;
To find the best in others;
To leave the world a bit better, whether by
a healthy child, a garden patch
or a redeemed social condition;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
This is to have succeeded.

지형이 이모가 건너뛰고, 마지막이라도 들으라고 했는데, 무시하고 나간 지형 엄마.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감으로써 /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행복하게 하고, 위로하게 하고, 돋보이게 하고, 그런 매개가 되어주는 것, 꽃을 통해서.
그것이 나의 성공.  

오랜만에 본 샵을 찾아준 ㅇ야,
지난 여름 홍대 앞에서 마가리따 먹으며 깔깔대던, 느긋했던 시간이 있었다는 것 기억하자.   

지금 읽고 있는 <소금 사막>에서 한 구절 더 빌리면,  

"급히 가도, 천천히 가도 결국은 거기야. 천천히 쉬지 말고 가자!"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갈라파고스에 완전 많이 매우 몹시 가고 싶어졌다.
여기 저기 검색하다가 에콰도르를 통해 간다는 것을 알고, '가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어!' 라며, 장미로 유명한 그 나라를 떠올린다. 어느 주말에는 단골인 장미부심 돋는 에콰도르 대사관분에게 정보를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가고 싶고, 돌아올 곳이 있고, 미지의 곳과 것이 있고, 기다리는 이와 것이 있는  

현재의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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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1-11-3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가리타..
회사 재밌어요 나름.. ㅋㅋㅋㅋㅋㅋㅋ( ..)

moonnight 2011-12-0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내 인생이 그래도 나름 성공이었다고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에콰도르 대사관분! 하이드님네 꽃집은 단골손님도 격조가. ^^